원자력 주기기 수주와 수출 등에 최대수혜주로 꼽혀...차세대 원전 개발도 탄력 전망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탈(脫)원전 백지화’를 앞세운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내 유일의 원전기업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사업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 당선인은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탈원전 정책 백지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건설이 중단된 원전을 다시 지어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2017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되며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핵심 먹거리 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돼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한 원전 발전소 부품 제작사로 원전 매출 비중이 전체의 25%에 달한다. SMR 제조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윤용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약이 실현되면 약 15조원의 원자로 주기기 수주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시 사전제작비·토지매입 등을 포함해 7900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사업이 중단되면서 해당 비용에 대한 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로드맵이 모두 취소되면서 재무위기를 겪었다. 결국 2020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3조원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하며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었고, 약 2년간의 혹독한 구조조정 끝에 풍력발전·가스터빈 등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하며 지난 2월 28일부로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졸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새 정부의 친원전정책으로 국내 원전 사업 재개와 더불어 원전 관련 인력 투자, 수출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집트 원전 사업에서 6000억원 규모의 수주가 확정됐다. 하반기에는 체코 원전 사업 수주 입찰을 시작으로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인도 원전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SMR 상용화를 위해 제도적·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한·미 원자력 관계를 현재 협력 단계에서 동맹단계로 격상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SMR 시장은 오는 2035년 약 648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과 협력하는 유일한 한국 기업이다. 미국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약 1억달러(약 1241억원)를 투자하며 관련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뉴스케일파워 SMR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보유 중이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과 폴란드,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으며, 캐나다로 사업 확장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에너지 공급난으로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각 나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장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뉴스케일파워를 비롯해 지분투자를 한 소형모듈원전기업과 협력을 높여 좋은 실적을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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