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대형마트 담합의혹 ‘책임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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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대형마트 담합의혹 ‘책임공방’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9.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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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우윳값 인상을 둘러싼 제조업체·유통업체 간의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서울우유, 우윳값 인상 하나로마트와 합의
타 업체 가격 인상 불가피…소비자 불만 가중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하나로마트와 1ℓ 제품 우유 가격을 220원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현재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 서울우유의 1ℓ들이 흰 우유는 2520원에 판매되고 있다.

우윳값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하나로마트가 불과 1~2주일 만에 제조업체와 합의를 끌어낸 것이다.

이에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9일 서울우유를 상대로 우윳값을 인상과 관련 유통업체와 암묵적 담합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우유 제조사인 서울우유가 출고가가 아닌 유통 마진까지 붙인 소비자가를 책정해 발표한 것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와 암묵적 담합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리는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입점가를 협상하는 것일 뿐 소비자 판매가는 유통업체가 결정할 몫”이라면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의 담합은 이론적으로도 맞지 않는 얘기이고, 하나로마트가 자체 마진 30원을 포기하겠다고 해 협상 초기 250원에서 220원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자체 마진을 30원 삭감했다고 하지만 판촉행사 요구 등 그 비용을 고스란히 제조업체에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마트도 마진을 다 챙겨 가는데 가격인상으로 인한 비난은 모두 제조업체에 쏠리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호소했다.

서울우유의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우유의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초 매일유업의 가격인상을 저지한 하나로마트가 서울우유의 가격인상을 받아들인 것을 두고 서울우유와 하나로마트는 ‘NH농협’이라는 똑같은 이름표를 달고 있는 한 뿌리인 만큼 이번 우윳값 인상을 눈감아 준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하나는 대형마트 간의 담합의혹이다. 하나로마트가 30원의 마진을 포기하고 220원으로 인상한다는 안을 받아들이자 다른 대형마트들 역시 사전에 모의를 했던 마냥 하나로마트와 마찬가지로 기존 인상안에서 정했던 자체 이익 증가분 가운데 30원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던 정부가 우윳값 잡기에 느슨한 행태를 취하자 서민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화곡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 입장에서 우유가격 인상은 실제로 체감하는 온도가 다르다”면서 “우유가격이 인상되면 그 외 유가공 제품들도 줄줄이 오를 텐데 물가는 오르고 지갑은 점점 더 가벼워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우윳값 인상과 관련 모니터링을 하며 담합 조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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