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중국 반도체・자동차 생산차질…국내 기업 연쇄파동 현실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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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중국 반도체・자동차 생산차질…국내 기업 연쇄파동 현실화 되나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4.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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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국내 주요 대기업 사무소 다수…시안엔 반도체 부품 업체 공장 많아
반도체・자동차 중국 생산거점 가동차질 따른 거시경제 침체 위험도
코로나19 증상 검사소로 변한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의 세계엑스포컨벤션센터.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증상 검사소로 변한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의 세계엑스포컨벤션센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확대되며 역내 반도체・자동차 생산 차질에 따른 국내 업계의 연쇄파동이 우려된다. 국내 기업의 현지 생산법인 생산차질과 부품수출 감소 등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고 시안시도 다시 부분 봉쇄조치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시안의 경우 아직 영업정지 등의 사태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봉쇄가 길어질 경우 관련 위험성이 커진다. 상하이는 이미 지난 3월 초부터 봉쇄조치가 이어지며 이동 제한, 교통 통제 등으로 물류 차질이 생기고 있으며 근로자들의 출퇴근이 어려워져 일부 조업 중단도 발생하고 있다.

상하이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조기업 중에선 GS칼텍스 외 생산법인은 드물다. 대신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S니꼬동제련, LS산전,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종합화학, SK케미칼, 동부제철, 두산중공업, 삼성전자, 삼성전기, 에쓰오일, 쌍용차, KCC, 포스코, 효성 등 주요 기업들이 현지 사무소를 열고 영업을 해왔다. 이번에 부분 봉쇄에 나선 시안의 경우 이전 삼성전자가 생산차질을 겪은 바 있다. 시안에는 삼성전자 외에도 솔브레인 등 반도체 부품과 각종 기계 장비 업종의 국내 중소기업 생산법인이 다수 위치해 있어 봉쇄 장기화 시 산업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상하이 인근 전자산업 주요 생산 허브인 쿤산시도 영향을 받고 있다. 국내 삼성전기를 비롯해 글로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사들은 현지 고객사의 물류 지연 등에 따른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과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 성장도 둔화되고 있어 복합적인 경기침체 위기가 대두됐다.

애플의 중국 내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 공장 인근 지역도 코로나19 봉쇄조치 영향권에 속했다. 현지 폭스콘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 아이폰 생산시설이다. 이에 외신들은 지역봉쇄가 애플의 아이폰 생산 감소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애플 아이폰에 부품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나 LG이노텍 등 국내 기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 아이폰 신제품 판매 효과로 호실적을 달성한 것이 관측되지만 2분기엔 그 기저효과가 생길만한 소재다.

반도체, 자동차 등의 글로벌 생산거점 측면에서 중국의 봉쇄조치는 거시경제 침체에 대한 불안감도 조성하고 있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벌써 중국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경기선행지수가 부진해 경기 하방압력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1, 2월은 중국의 설 연휴로 인해 PMI 지수가 하락하고 이어지는 3월에 전월 대비 일정 폭 반등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3월 제조업 PMI는 49.5로 전월 대비 0.7포인트나 낮아졌다.

상하이는 중국의 물류 최대 중심지로 봉쇄가 4월 중하순까지 이어진다면 물류 지체로 인한 대외무역 수출입 타격 등 경제에 주는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3~4월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진 지린성, 상하이의 전년 동기 대비 화물물동량지수가 이미 급감했다. 지난 3월 봉쇄 조치가 이어졌던 지린성의 3월 화물물동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하락했다. 3월 말부터 봉쇄조치가 내려진 상하이는 4월1~10일에 전년 동기 대비 81%나 줄었다. 상하이 인근지역인 장쑤성과 저장성 또한 4월1~10일 각각 41%, 19%씩 감소해 지역 봉쇄 여파가 인근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중국 각지 주요 차량 생산 거점으로 이어지면서 생산과 판매량 모두에 하방 압력도 걸고 있다. 3월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상하이와 지린성은 지난 1~2월 기준 자동차 생산량의 전국 비중이 각 11.4%(2위), 9.5%(3위)로 중요한 완성차 생산 거점이다. 이들 지역의 생산 부진은 국내 자동차나 전장부품 수출 감소로 연결된다.

코로나 봉쇄지역 내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 등이 다수 분포해 반도체부터 자동차, 전자제품 등으로 연결된 가치사슬에 연쇄 파장이 미칠 것도 경계 대상이다. 상하이에는 중국 94개 반도체 상장 기업 중 27개사가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 반도체 설계회사 22개를 비롯해 중신국제, 화훙 등 주요 파운드리공장도 상하이에 소재하고 있다. 상하이시는 3월 하순부터 사실상 락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역내 시민들은 장기간에 걸쳐 자택 대기를 강요받고 있어 출퇴근이 제한된다. 이같은 락다운 해제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산업연구원이 최근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조업에서 원자재 조달난 및 가격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전기전자·금속기계·화학 등을 중심으로 현저히 가중되고 있다. 또 원자재 조달 문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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