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령 장기화…현지 타 공장 캐파 늘려 보완
‘중국리스크’ 불매운동도…수익성 큰 시장, 피해 우려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중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들이 신음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전면봉쇄로 현지 공장의 가동은 물론 물류까지 멈춰섰다. 설상가상으로 현지에 퍼진 악성 루머로 불매운동까지 겹쳤다. 중국 경제수도인 상하이 봉쇄로 진출기업들은 올해 중국 사업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중국 현지에 생산 기지를 둔 국내 식품 기업들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 3주차에 접어든 현재, 일부 지역 봉쇄령이 해제되면서 공장 가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물류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은데다 인력 부족 등으로 공장가동률도 낮은 수준이다.
오리온은 지난 13일부터상하이 공장의 일부 라인을 재가동했다. 오리온의 상해 생산 거점은 ‘칭푸구’에 위치한다. 칭푸구에선 지난 2주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지난주부터 지역 봉쇄령이 해제됐다.
상하이 공장을 셧다운한 기간 동안 오리온은 베이징, 광저우, 선양 공장에서 물량을 조달해 공급차질에 대비했다.
농심은 지난 12일부터 상하이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지역 봉쇄가 해제되면서, 출근이 가능한 직원들만 출근해 일부 제품 생산 라인을 돌리는 방식으로 공장을 가동 중이다. 농심의 중국 공장은 상하이, 심양, 청도, 연변에 위치해있다. 이 중 상하이공장과 비슷한 품목(라면‧스낵)을 취급하는 곳은 심양공장이다. 봉쇄령이 장기화하자 농심은 심양공장의 생산량을 늘려 물량 부족 사태를 막았다.
이 외에도 중국 현지에 법인 및 생산 기반을 둔 국내 기업들로는 풀무원, 오뚜기, 대상, CJ제일제당 등이 있다. 이들은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지 않아, 이번 봉쇄령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은 없었지만 상하이 지역의 물류 차질에 따른 재고 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일부 지역 봉쇄가 풀렸어도 코로나 추가 확산 우려와 현지 방역당국의 강경 대응 조치로 인해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상하이에 공장을 두지 않은 곳들도 상하이에서 확보했던 매출, 물류 비중이 워낙 컸던지라 피해 영향권에서 아예 밖이라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식품기업의 위기는 상하이 봉쇄에 그치지 않는다. 때 아닌 불매운동까지 겹치며 현지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내수‧수출용 유통기한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수출용의 유통기한이 12개월인데 반해, 내수용은 6개월인 것이 문제가 됐다. 중국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이 유통기한을 이중으로 표기해 한국의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수출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삼양식품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삼양식품 측은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수출용 상품의 유통기한은 12개월이며, 운송 및 검역 기간을 고려해 내수용 보다 유통기한을 길게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엔 오리온도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오리온이 중국, 러시아에서만 초코파이 가격을 인상하고, 수출용 초코파이엔 건강에 해로운 재료들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현지 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오리온은 즉각 논란 진화에 나섰다. 대내외적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국가별 가격 인상 시점은 다르며, 전 세계 수출용과 내수용은 같은 원부자재를 사용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