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돈 안 되는 사업’ 과감히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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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돈 안 되는 사업’ 과감히 철수한다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3.09.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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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베이커리 역사 속으로…수익성 낮은 사업군 정리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유통업계가 수익이 낮은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의 칼날을 뽑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사업에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25년 역사를 지탱해온 중견베이커리업체 크라운베이커리가 결국 가맹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크라운베이커리 본사는 지난 2일 가맹점주들에게 “더 이상 정상적인 가맹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하고 이달 말까지 70개 가맹점 가운데 75%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크라운베이커리 측은 폐업 이유와 관련 “경기불황으로 더 이상 대형 업체들과 경쟁이 어렵게 됐다”면서 “일부 가맹점주들과 협의가 지연되면서 폐업 희망 가맹점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서 부득이 본사 차원의 사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불황으로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가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접는 것은 크라운베이커리가 처음이다.
1990년대 초·중반만 해도 전성기를 누렸지만 후발주자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공세로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전성기 시절 800여개에 달하던 매장수도 급감했다. 2010년 252개, 2011년 160개, 작년 97개에 이어 현재 70개로 줄었다. 매출액도 2010년 584억원에서 작년 296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계속되는 부진에 크라운베이커리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크라운제과에 흡수 합병됐지만 이후에도 본사가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아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크라운제과는 이달 말 베이커리 가맹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계획이며 가맹점주와의 보상금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라운베이커리에 앞서 식품·패션업계도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에서 철수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분말 카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4년 만에 일부 제품을 단종시킨 데 이어 덮밥, 소스류 시장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

삼양식품도 지난해 하얀국물라면의 인기를 잇겠다며 의욕적으로 내놓은 ‘돈라면’이 판매부진을 겪자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카페베네가 지난해 8월 3번째 브랜드로 선보인 드럭스토어 ‘디셈버24’ 사업을 5개월 만에 철수했다.

이 회사는 당초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선두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 기존 브랜드인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은 창립 5년 만에 국내외 점포 수 1000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패션업계도 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제일모직,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랜드그룹에 이르기까지 수익성 낮은 사업군을 잇따라 정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업황 부진에 따른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해 성장성이 부진한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며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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