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백기 든 새벽배송…주문 후 바로 배송 경쟁
퀵커머스 시장에 중소마트·화장품·명품업체까지 참전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새벽배송 대신 퀵커머스."
'새벽배송'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반면 근거리 매장에서 직접 배송하는 '퀵커머스'도입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물류센터와 풀필먼트시스템을 갖춰야하는 새벽배송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다. 투자 과정에서 적자를 감수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새벽배송 대신 마트나 편의점 등 근거리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퀵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21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슈퍼와 롯데홈쇼핑에 이어 롯데온도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 ‘2시간 바로배송’ 서비스에 집중한다.
BGF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식품 판매업체 헬로네이처도 새벽배송 철수 알렸다. BGF그룹은 최근 멤버십 앱 ‘포켓CU’를 100억 투자해 리뉴얼하면서 퀵커머스인 ‘퀵!배달’과 ‘편PICK’에 힘을 줬다.
유통 대기업들이 새벽배송에 손을 뗀 배경에는 새벽배송 시장 환경이 과열됐고, 수익을 내는 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자본 필요하고 배송기사 임금이 낮 시간대 배송기사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사실상 수익성보다 충성고객 확보 를 위해 새벽배송에 뛰어들었지만, 수익성이 낮아 철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달 서울 강남·서초에서 신선식품과 식료품, 생필품을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를 론칭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롯데마트도 ‘2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키우고 있다.
중소 마트 점포들도 지역 마트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토마토솔루션’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약 970개의 지역 중소 마트 점포가 입점해 있다.
올해 GS리테일이 요기요 트래픽을 결합한 ‘우리동네GS’를 7월 선보일 예정이며, 오아시스마켓도 ‘브이마트’라는 이름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한다.
최근 기존 배달플랫폼과 편의점, 마트 중심이었던 퀵커머스 사업에 화장품과 명품 업체들도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며 판을 키우고 있다.
명품 커머스 업체 발란은 지난 20일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도착’에 ‘오늘출발’을 결합한 ‘발란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오늘출발은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오후 5시까지 주문 시 당일 발송하는 서비스다.
명품 커머스 업체 머스트잇은 업계 최초로 2018년부터 당일 평균 3시간 배송 서비스인 ‘깜짝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CJ올리브영 퀵커머스 서비스인 ‘오늘드림’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점이 패션뷰티업체들이 퀵커머스에 관심을 갖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드림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주소지 인근 매장에서 즉시 배송하는 서비스다. 올해 올리브영은 도심형 물류거점 6곳을 열고 ‘오늘드림’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즉시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대표적 사례로 알리바바가 2016년 오프라인 신선식품 매장 ‘허마셴셩’을 인수하면서 주변 3㎞ 지역에서 30분 이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경쟁사 징둥닷컴도 비슷한 개념의 ‘세븐프레시’ 매장을 열고 30분 배송 서비스를 개시하며 맞불을 놨다”며 “국내 유통업계는 앞으로 퀵커머스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