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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오는 부처님오신날(5월 8일)을 맞아 과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 명단에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종교계 등에서도 사면을 청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 사면에 있어 △국민통합과 경제발전 △형평성 △결자해지 등 3가지 명분을 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사면과 관련해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면의 전제조건으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 기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작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사면 논란이 있었을 당시 여러 매체가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부회장 사면에 찬성한다는 가장 높은 여론조사(시사저널)는 76.0%에 달했다. 이 수치는 국민 10명 중 8명이 사면에 찬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국민적 공감대는 조성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제단체들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가 경제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 있는 기업인의 헌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등 경제인 10여명을 사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불교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의 사면을 요청했다. 국민통합과 경제발전을 위해 특별사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또한 법리 논쟁을 뒤로하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뇌물을 수수한 죄를 지어 구속수감 생활을 해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특별 사면복권 됐다.
하지만 뇌물 공여죄로 수감 생활을 하던 이 부회장은 작년 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다.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오는 7월 29이면 형기가 만료되지만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향후 5년간 취업제한에 묶여 경영을 진두지휘 할 수 없다.
이에 경제단체들은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기업인들의 사면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인 반도체를 둘러싸고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활동 비용으로 연간 6200억원 가량을 쓰고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승마와 빙상 선수들을 지원한 것을 두고 경영권 승계 지원을 바라고 뇌물을 줬다고 죄를 묻는 것은 왠지 궁색해 보인다.
문 대통령도 공정한 경쟁 속에서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국정을 이끌어 왔다고 믿고 싶다. 임기 내내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늘어난 소득에 의한 경제선순환 체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포함한 경제인들의 사면을 통해 기업인들이 마음껏 뛰게 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이러한 결단은 차기 정부의 짐을 덜어주는 동시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유종의 미를 얻을 수 있는 통치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