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평균연봉 1.6억원 ‘9% 인상’ 반발 고발조치
해외 공장 설립도 발목… 현대차, 美 앞서 국내 투자 발표도
강성 행보, 상대적 박탈감·양극화 심화… 글로벌 전략도 차질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강성 일변도 노조의 행보는 산업계 리스크를 확대시킬 뿐 아니라 국민들의 눈살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 노조의 최근 투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노조)은 올해 9%의 임금인상이 결정된 것에 반발하고 있다. 9% 인상의 경우 삼성전자의 임직원 실질 연봉이 지난해 평균 1억4000만원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최소 1억6000만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1억6000만원대의 연봉에도 두 자릿수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행동이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중소기업 간의 연봉 격차를 지나치게 확대해 상대적 박탈감과 양극화를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지난 2일 사측이 단체교섭권 없는 노사협의회와 임금 인상안을 다룬 것이 불법이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두 자릿수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노조 측은 “앞으로 공동지원단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 집 앞 농성 투쟁 지원, 전국 삼성전자 사업장 투쟁, 전국 집중 집회, 노사협의회 불법 교섭에 대한 법률 대응, 국회 토론회, 노동부 대응 등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확대를 두고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도 시대착오적 행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현대차그룹 또한 생존의 전략으로 미국 투자를 추진하는 데 노조가 무작정 반대부터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노조는 지난 17일 소식지를 통해 “단협은 해외 공장 신·증설시 조합에 설명회를 열고,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했는데, 이번 미국 공장 설립 추진은 단협 위반”이라며 “현대차는 지난해 친환경차 32만8000대를 생산했고, 올해 44만대, 2030년까지 187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조합원 고용 유지 방안과 국내 공장 투자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21조원 투자 발표가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 발표는 예고돼 있지 않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투자 금액을 어디에 얼마만큼 투입할지 구체화해 밝히지도 않았다. 기아의 화성 전기차 PBV 전용공장 신설 건에 대해서만 ‘수천억원’ 규모 투자금액으로 언급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