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동개혁 재차 강조… ‘글로벌 스탠다드’ 추진 기대감
재계, 노조 불법행위 엄정 대응 등 힘의 불균형 해소 촉구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취임 첫날부터 기업 총수들과 함께하는 등 친(親)기업 행보를 드러낸 윤석열 정부가 '노조 리스크'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나갈지 관심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노동 개혁'이 진전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세계적인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유연근로제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만큼, '주52시간제'를 손보는 데 공을 들일 거란 관측이다.
특히 재계는 노조 리스크를 덜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더욱이 올해는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노동계의 임금 인상 요구, 산업구조 변혁에서 기인한 고용안정 압박 등이 유난히 거셀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파업에 맞설 수 있는 대항권이 미약한 실정이다. 경제계가 한목소리로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과 사업장 내의 쟁의행위 금지 등을 촉구하는 이유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상근 부회장은 최근 열린 노사관계선진화위원회에서 "우리는 아직도 1953년 제정된 낡은 노동법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는 노동시장 경직성과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심화시킨다"고 진단했다.
노동계의 불법행위가 확대‧재생산되는 데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물리력을 동원한 사업장 점거 등 불법행위가 만연한 데에는 공권력의 미온적인 대처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과 현대제철 노조의 당진공장 통제센터 점거,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등은 최근에 발생한 불법행위 사례들이다.
경총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정부는 노사관계라는 이유로 산업현장의 불법행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며 "산업현장의 불법을 근절하고, 대화와 타협의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공약집에 강성 노조의 사업장 무단 점거, 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엄정한 법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담은 데 이어 최근 발표한 국정과제에서도 "노조의 불법파업 등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