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실 점거, 공장 신설 발목 잡는 강성 노조 여전
글로벌 투자 계획도 차질… 미래성장동력 상실 우려도
산업계 “엄정 법 집행 중요”… 尹정부 노동개혁 기대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미국 전기차 시장 위상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진짜 ‘시련’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평이다. 새로 들어선 노조의 대대적 ‘강성’ 투쟁이 예고되면서다. 노조는 올해를 ‘그룹사 공동투쟁 원년의 해’로 정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의 변신이 발목 잡히는 형국이다.
산업계가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사장실을 점거하고 공장 신설을 발목 잡는 그간의 강성 일변도 투쟁 방식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조의 행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을 통해 “산업현장의 불법을 근절하고, 대화와 타협의 협력적 노사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중요하다”며 “과거 현대제철 당진공장 통제센터 불법점거,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 등 노동계의 불법적인 사업장 점거 등에 대해 공권력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함에 따라 노동계의 불법행위가 확대·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강성한 노조가 리스크로 지목되는 대표적 기업이다. 기아는 경기도 화성 목적기반차량(PBV) 전용공장 신설이 노조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제철에서는 노조가 특별격려금 미지급에 반발해 사장실을 점거했다.
삼성전자도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9% 인상으로 평균 임금이 1억6000만원대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사측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명목상으로는 단체교섭권 없는 노사협의회와 임금 인상안을 다룬 것이 불법이라는 게 이유다. 하지만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합법적 기구다.
산업계는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에 희망을 걸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개혁’을 화두로 던지며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인 산업 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산업경계가 모호해지고,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생존을 위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며 “기업뿐 아니라 노조도 함께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