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헌법재판소가 심리 10년 만에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 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헌재는 26일 형법 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4대5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일부 위헌 의견이 5명이었으나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이르지 못해 합헌 결론이 나왔다.
합헌 의견인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킨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일부 위헌 의견을 낸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