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계, 직원과 소통 강화…‘불통=리스크’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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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계, 직원과 소통 강화…‘불통=리스크’ 없앨까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2.05.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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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뉴인, 사장님과 편안한 식사 자리...전담 조직도 마련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신입사원 임원급 회의 참여토록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MBTI 검사로 MZ세대와 맞춤소통
사진=현대제뉴인 제공.
사진=현대제뉴인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기계·조선·물류 등 국내 중공업계가 내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불통을 없애 노조 리스크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충분한 대화가 안된 나머지 파업으로 이어지게 되면, 물류 대란이나 생산 차질에 따라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워라밸과 소통을 중시하고 공정과 투명성에 가치를 두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가 전체 임직원의 60%에 달하면서 이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 직원들은 1달에 2번 사장에게 당당하게 밥을 사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먹고 싶은 메뉴와 장소를 직접 고르고 함께 먹을 동료도 정할 수 있다. 현대제뉴인이 최근 도입한 ‘우사초(우리 사장님을 초대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인데,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함께 회사 대표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현제뉴인이 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데는 전체 직원 중 65%가 MZ세대로, 이들과 자유로운 소통 구조가 회사의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첫 식사가 진행됐는데, 사내 메일 공지 3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직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MZ세대 목소리를 들어줄 ‘체인지 에이전트(CA: Change Agent)’라는 조직도 새롭게 만들었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은 최근 임원급 이상이 참여하는 경영회의에 주니어급 직원들을 참관시켰다. 경영현황 설명회 방식도 바꿨다. 팀장·부서장 등 관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직원이 회사 경영현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온라인 영상을 제작했다. 그의 이름 ‘석’ 글자를 딴 소통 이벤트 ‘석다방’도 인상적이다. 조 사장이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직원들과 대화하며 커피와 간식을 건네는 행사다. 그는 지난해 분당 사무소를 시작으로 올해 울산 배전공장과 회전기공장, 변압기 생산공장을 차례로 방문하며 지금까지 총 1500여명의 직원과 소통했다. 오랜 관계를 맺은 협력사로도 대상을 늘리며 행사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지난 1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신입사원 20여명과 K리그를 관람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지난 1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신입사원 20여명과 K리그를 관람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3월부터 매월 2번씩 입사 5년차 이하 20여명의 신입사원들과 만나고 있다. 이 자리는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속·직급을 아우르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한 부회장의 의지로 마련됐다. 특히 그는 함께 축구를 관람하고 싶다는 한 직원의 말을 잊지 않고 지난 18일 신입사원 20여명과 울산문수구장에서 치킨을 먹으며 K리그를 관람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달에는 신입사원 6명과 건조 중인 LNG운반선에 올라 직접 선박 곳곳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려면 모든 세대와 직급 간에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건강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공감과 의견수렴을 통해 회사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젊고 새로운 목소리에 귀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도 기업문화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와 주요 경영진, 팀장급 이상 모든 보직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MBTI)를 받았다. 자신의 자아를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성격 유형을 궁금해하는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회사측은 검사에 그치지 않고 MBTI 결과에 기반해 자신을 돌아보고 구성원들과의 소통 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경영진에게 코칭북을 지급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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