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년간 5조 투자 “원전 경쟁력 확대”
내년 하반기 SMR 본제품 제작 목표…美 뉴스케일파워와 한걸음 앞장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두산이 우리나라 대표 원자력발전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노린다. 전 정부에서 핍박 받았던 원전 사업이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와 정권 교체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산은 그룹 차원에서 향후 5년간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큰 피해를 입으며 재무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달 '탈원전 백지화'를 내건 윤석열 정부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으면서 우리나라 대표 원전 기업으로의 위상을 다시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에서 사명을 변경한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년 하반기 중 SMR 본 제품 제작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원전 생태계 활성화 등을 위해 관련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 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한 소형 원자로를 말한다. 출력은 300㎿ 안팎으로 기존 1000~1500㎿급 원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이 높고 도서·산간 지역에도 건설 가능해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25일 미국의 뉴스케일과 SMR 주기기 제작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국내 투자자와 이 회사에 1억4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했으며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다. 내년 하반기 중 SMR 본제품 제작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뉴스케일파워는 원자력 관련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2020년 유일하게 SMR 설계인증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 심혈을 기울인다. 두산 측은 “뉴스케일이 개발과 설계를 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을 맡게 되는 것으로, SMR 분야에서의 한미 기업 간 동맹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케일파워 외에도 지난해 9월 미국 ‘엑스에너지’ 등과 SMR 제작설계 용역 계약을 맺었다.
두산 측은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미래형 원전”이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한미 경제안보동맹의 한 축으로 부상한 만큼 SMR 개발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두산은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사업은 물론 지난달 새롭게 진출한 반도체 사업에서도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새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협동로봇, 수소드론 등 미래형 사업과 의약품 보관용 소재 사업, 5G 안테나 소재 사업 등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신규 사업의 투자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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