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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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
  • 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
  • 승인 2022.06.0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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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
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
[매일일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연으로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언쟁으로 ‘깻잎 논쟁’이 한창이다. 연예인 부부가 밥을 먹을 때 상대 이성 지인이 먹으려는 깻잎 반찬을 잘 뗄 수 있도록 잡아주거나 직접 떼주는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로의 견해를 묻는다. 아마도 한 번쯤 경험해 본 일이기에 누구나 열띤 논쟁에 참여한다. 이후 새우 논쟁, 롱패딩 논쟁 등 핫한 논쟁 모음이 가득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성향이 다른데 어느 답이 ‘맞다 틀리다’라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사람들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갈등은 ‘다른 것과 나쁜 것’이 같다는 생각과 해석에서 시작된다. 각자의 경험과 욕구가 다르고 자기와 생각이나 취향이 다른 것을 단순 나쁜 것 또는 틀린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부부간의 갈등에서부터 세대 간 갈등, 인종차별, 종교분쟁, 정치적 이념 갈등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타난다. 

황희 정승의 널리 알려진 일화를 보면 집안 노비 둘이 다투다가 그중 한 노비가 다른 노비가 잘못한 점을 고하자 황희 정승은 “네 말이 옳다”고 하고, 이어서 또 다른 노비가 와서 앞서 다녀간 노비의 잘못을 고하자 “네 말도 옳다”고 말한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황희 정승의 부인이 “이쪽도 옳고 저쪽도 옳다고 하면 대체 어느 쪽이 틀렸다는 말씀입니까”하자 “그 말도 옳소”라고 했다고 한다. 누구도 틀린 것은 없다. 서로 입장이 다르다 라는 차이에서 발생할 뿐이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온전히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공감하는 것이다. 누구나 옳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이해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심지어 자기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하는 말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말은 옳은 말일지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특히 MZ세대와의 기성세대와의 갈등에서 더 크게 다가온다. 서로를 공감하지 못하고 세대 간 다름과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다. ‘공감’은 영문단어로 ‘Empathy’로 그리스어 ‘empatheia’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 단어는 ‘안 in’이라는 의미를 갖는 접두사 ‘em’과 ‘느낌 feeling’이라는 의미의 ‘pathos’가 합쳐져 그 사람의 느낌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처럼 갈등을 해결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에서 바라보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일찍이 공자가 말씀하시길 원만한 인간관계의 황금률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异地思之)’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최근 케이(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났다는 기사문을 보았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아시아계 인종차별과 코로나19로 인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면서 대응하기 위해 미국내 ‘코로나19 증오 범죄 방지법’이 발의되었다. 방탄소년단(BTS)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범죄와 차별에 반대하며 이를 근절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내용이었다. 전 세계가 이들의 목소리에 하모니를 더하길 기대하며 우리도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농협안성교육원 한미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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