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은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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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당신은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나요
  •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 승인 2022.06.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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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
[매일일보] 취업준비생 시절, 직장인들은 전부 멋진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차고 출근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대는 내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내가 근무하고 있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에도 출근복에 대한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현장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는 청바지나 현장복을 입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었다. 하지만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에게 말끔하게 차려입고 출근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슈트를 입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깔끔한 옷을 입고 출근하는 것만으로도 내 인생에서 놀라운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 일을 대하는 태도, 타인과 대화하는 태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옷차림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형성된 이미지는 개인의 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옷차림은 단순히 그 사람의 외형뿐 아니라 가치관, 태도, 성격을 나타내는 척도로 활용되는 것이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소통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93%의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다. 하지만‘옷’은 단순히 타인의 평가와 시선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서 삶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이나 직장 생활에서 말끔한 옷을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멋을 부리는 차원이 아니라 품위를 갖춘다는 말이기도 하다. 품위는 내가 하는 행동과 언어, 인간관계에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뉴욕 소재의 한 법률회사가 캐주얼 복장 허용 6개월 뒤 직원들의 근무태도를 점검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캐주얼을 허용한 뒤 직원들의 근무태만이 50% 이상 증가했고,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경솔한 행동도 3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옷의 변화에 따라 일과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옷은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옷은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의 생각은 육체적인 경험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경험에는 우리가 매일 입는 옷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 켈로그 경영대학원 아담 갈린스키(Adan Galinsky) 교수의 연구결과도 비슷한 결과는 나타내고 있다. 그는 대학생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에는 의사 가운을 걸쳐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일상복을 입게 했다. 여러 장의 색을 나타낸 이미지 중 아래 글자가 위의 색과 다르게 적힌 장면을 찾아내는 일종의 집중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의사 가운을 입고 있는 실험자들이 50% 이상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입고 있는 옷이 우리의 두뇌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 전략 책임자였던 로저 에일스(Roger Eugene Ailes)는 “You are the message”라는 명언을 남겼다. 어떤 이미지를 창출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메시지가 달라지며,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뜻이다. 나는 아직도 슈트를 챙겨 입는다. 슈트는 단순히 동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꿔줬을 뿐 아니라, 내가 좀 더 일처리를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주고 있다. 개인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나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옷’을 바꾸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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