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부산, 동북아 청정에너지 도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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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부산, 동북아 청정에너지 도시의 꿈
  • 조재원 기자
  • 승인 2022.06.1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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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재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
해운대 청사포해상풍력 조감도. 사진=청사포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
해운대 청사포해상풍력 조감도. 사진=청사포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

기후위기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류가 되었다.

국토연구원 보고서(2022년 4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은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상승 속도 또한 전 세계 전망치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와 관련하여 특히 우려스러운 소식은, 높아지는 평균 기온과 함께 해수면 또한 37~65cm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립해양조사원은 부산 앞바다의 해수면 높이가 해마다 평균 2.76mm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 동안 총 82.8mm가 높아진 것이다. 이 상승률은 1990년대보다 2010년대 들어 더 높아졌으며, 심지어 점점 빨라지고 있다. 80년 뒤인 2100년에는 부산 등 한반도 해역의 해수면이 무려 73cm나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수면 상승은 우리가 지금껏 오랜 기간 가꿔온 사회의 인프라를 전면으로 위협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올해초 발표한 6차 보고서의 지역별 팩트시트를 통해 부산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연간 피해액이 2070년에는 30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2100년에는 74억 달러(약 8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통 제조업 등 소위 ‘굴뚝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발달한 부산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막대하다.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은 2019년 기준으로 1457만 톤에 달한다. 암모니아 특구, 수소경제 활성화, 운송수단의 친환경 전환, 리사이클링 시스템 구축 등의 다양한 탄소중립 노력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인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는 전국에서 가장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1년 부산에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총 1만6157개로, 2020년보다 1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권이다. 또한 한전이 발표한 지역별 전력수급 현황에 따르면 부산시의 전력 자립도는 2019년 기준으로 180.4%에 달하지만, 전적으로 원자력과 LNG에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해외 기업과 체결한 1조2000억 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투자 협약은 부산이 동북아 청정에너지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이 되었다. 200MW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목표로 하는 이 협약은 부산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지역 에너지 자립도를 강화할 에너지 믹스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는 연소가 가능한 물질이면서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신에너지로서, 친환경 에너지의 하나로 분류된다.

안정적인 에너지 믹스 형성을 위해서는 신에너지와 함께 재생에너지의 확대도 중요하다. 부산시는 2020년 수립한 제6차 지역 에너지 계획을 통해 ‘클린에너지 도시 부산’을 비전으로 삼고, 신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을 2025년 8.5%, 2040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태양광·풍력 등 지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17년 1.3%의 배 이상인 2.9%까지 높이기로 했다.

부산은 2019년 신재생에너지 자립률 2.62%를 기록했다. 목표치인 40%까지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장단기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히 부산이 보유한 막대한 자원, 바다를 이용한 해상풍력발전의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현재 부산에서는 설비용량 40MW의 중소규모 발전사업인 해운대 청사포 해상풍력 사업이 진행 중이고, 그 외에도 다른 사업들이 준비 단계다. 중소형 해상풍력 개발은 지역 내 산업구조 활성화, 지역 내 전문인력 양성 등 향후 대규모 사업 진행의 발판 역할을 하는 만큼, 공감대 형성을 통한 조속한 추진이 중요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곧 인류의 생존과 이어지는 경제 논리에 해당한다는 점은 유럽 등 선진국을 비롯해 전 지구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부산 또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후위기 대응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청정에너지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꿈을 품었다. 우수한 인프라와 인재를 갖춘 부산이 동북아의 중심 도시로 비상하는 미래를 그려본다.

글: 김창재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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