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대어 ‘23조 카타르 프로젝트’ 스타트, 대우조선해양 업계 첫 4척 수주 성과
올해 1∼5월 누계수주 4년 만에 中 앞서, 기술력 특화된 고부가가치 수주 전략
신조선가 상승세와 함께 수주랠리 이어갈 전망…실적 개선 기대감 커지는 분위기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24조원에 달하는 카타르발(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발주 프로젝트의 막을 올렸다. 후판값 상승,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이 같은 대규모 수주가 이뤄지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7일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서 LNG운반선을 수주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에이치라인해운(컨소시엄 리더),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총 1조734억원으로,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1분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된 후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을 총 5375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 선박들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5년 상반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처럼 카타르 LNG 프로젝트에 따른 수주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규모나 인도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카타르발 수주가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2020년 6월 조선 빅3와 100척이 넘는 LNG선 선표 예약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연간 LNG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하는 증산 사업을 위해 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기 위해서다.
향후 추가 수주도 예상되는 가운데 신조선가 상승세도 밝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선가지수는 160.07 포인트를 기록하며 1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2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17만4000m³ 이상 LNG 운반선의 경우 2억2400만달러(2817억원)에서 2억2700만달러(약 2855억원)로 올랐다.
이에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LNG운반선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면서 선가 후려치기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과도한 우려’라던 조선업계 말처럼 리스크 불안감이 해소됐다. 대우조선해양의 계약한 LNG선 가격이 평균 2700억원으로, 현재 평균 선가인 2억2700만달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연간 수주 목표량을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74%, 대우조선해양은 67%, 삼성중공업은 40%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달 한국 조선은 4월 중국에 내줬던 수주 1위 자리를 바로 탈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은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50만CGT(표준선 환산톤수·57척) 중 120만CGT(20척·48%)를 수주하며 84만CGT(22척·34%)를 수주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 1∼5월 누계 수주도 중국을 앞질렀다. 전 세계 발주량은 1625만CGT로, 국가별 수주량은 한국이 734만CGT(148척·45%), 중국이 716만CGT(247척·44%)로 각각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국에 11%p나 뒤쳐졌던 한국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라며 “LNG 운반선,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수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