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탈서울’…“높아진 금리·전세금 감당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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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탈서울’…“높아진 금리·전세금 감당 못해”
  • 나광국 기자
  • 승인 2022.06.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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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32만9648명 경기도 전입
높은 매매가격·전셋값·분양가 등 영향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지역으로 ‘탈(脫)서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지역으로 ‘탈(脫)서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서울에서 나고 자란 30대 직장인 A씨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청계벽산아파트 전용면적 71.33㎡ 전셋집에서 경기도 김포에 있는 전용면적 84㎡를 매매해 이사했다. 기존에 5억3000만원에 계약했던 보증금에서 1억원 가까이 올려달라는 집주인 요구 때문이었다. A씨는 “금리도 연이어 오르면서 더 이상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서울을 벗어나 수도권 지역으로 ‘탈(脫)서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높은 집값에 서울을 떠난 이들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경기, 인천 등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개선안이 발표되면 이 같은 탈서울 추세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16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지난해 5월~올해 4월) 서울을 벗어난 인구는 모두 53만728명으로, 이중 62.08%(32만9468명)가 경기도로 전입했다. 탈서울 현상이 가파르게 늘면서 서울 인구도 감소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 집계 결과, 지난달 말 서울의 주민등록 인구는 949만6887명으로, 2016년 5월 인구 1000만명 선이 무너진 지 6년 만이다. 탈서울의 가장 큰 요인은 집값이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7818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5월 6억708만원이었던 가격이 5년 만에 2.1배 뛰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경우 지난달 6월2428만원을 기록했다. 5년 전 3억2249만원 대비 93.5% 증가했지만 서울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전세가격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4억2618만원에서 6억7709만원으로 58.8% 상승했다. 경기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9158만원으로 서울의 60% 수준에 그쳤다. 높은 분양가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2022년 4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224만43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2813만5800원 대비 14.60%가 상승했다. 수도권(인천·경기)의 3.3㎡당 평균 가격은 △인천 1567만1700원 △경기 1587만9600원으로 서울 분양가의 절반에 그쳤다. 또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3개 구가 분양가상한제(분상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국토부가 이달 중으로 분상제 개편안을 발표하면 급등한 원자잿값과 땅값이 반영될 경우 아파트 분양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선 이번 분상제 개편으로 주변 시세의 50~60%인 분상제 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8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이동한 배경에는 서울 아파트 집값, 전셋값 부담이 커진 가운데 대출규제, 금리 인상이 이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 분상제 개편 이후 상승할 분양가를 생각하면 탈서울 인구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청약에 따른 이주와 광역교통망 개선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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