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서울시가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부지의 종합적인 개발 구상안을 연내 마련한다. 부지 내 공공주택 건립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강남구도 개발 구상안 마련 논의에 참여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의료원 부지 개발 구상안 마련을 위해 이달 중순부터 균형발전·공공개발·주택·관광 등 관계 부서와 해당 자치구인 강남구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시 관계자는 “관계부서와 함께 의견을 모아 주택, 업무, 마이스(MICE) 공간 등을 어떻게 넣을지 현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안을 도출할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8년 12월 옛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에 공공주택 8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시장 권한대행 시절이던 지난 2020년 8월 정부가 8·4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해당 부지의 주택공급 규모가 3000가구로 늘었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인 올해 1월 서울시는 3000가구 공급이 비현실적이라며 8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애초 계획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신 북측 부지에 550가구, 남측 부지에 250가구를 짓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공공주택 800가구 공급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확한 주택 공급 규모와 마이스 기능 강화를 포함한 전체적인 방향이 TF 논의를 통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강남구는 서울의료원 부지가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진 만큼 공공주택은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며 행정소송까지 거론하는 등 서울시와 마찰을 빚어왔다.
강남구는 대치동 코원에너지서비스 부지 및 개포동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을 대체 부지로 제시했으나 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 인해 양측간 입장차는 평행선을 달려왔다.
하지만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강남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면서 시와 강남구 간 갈등이 해소될 여지가 마련됐다.
조 구청장은 후보 시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정부나 광역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기조를 기본적으로 수용하면서 국제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시설을 더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조 구청장이 후보 시절 그런 뜻을 밝힌 것은 맞지만 공식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재 공식 입장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후 서울시와 협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추후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후속 절차를 밟게 된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16년 9월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돼 비주거용 건물만 지을 수 있어 공동주택을 지으려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남측 부지의 경우 지난해 11월 공동주택 건립을 허용하도록 세부 개발지침이 변경됐지만, 북측 부지는 아직 그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