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한 구절이다.아름다운 메밀꽃 단지가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도산면 가송리 맹개마을에 조성되어 숨은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안동시 도산면 가송리에 위치한 농암종택 앞 강을 건너 언덕베기에 올라서면 생각지도 못했던 45,000㎡ 가량의 메밀 꽃밭이 펼쳐져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이 곳 메밀꽃밭은 귀농인 박성호씨가 4년 전부터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고 다른 소득 작물보다 이윤은 비록 적지만 경관 작물로서 최고인 메밀밭이 장관을 이뤄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메밀꽃밭 주변에는 가송리 특유의 뛰어난 경관이 어우러져 힐링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메밀밭이 위치한 가송마을은 안동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35번 국도변의 안동과 봉화 경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퇴계선생이 청량산을 왕래하던 중 강가에 늘어선 소나무를 보고 참으로 아름답다하여 “가송”이라 했다는 유래가 있는 마을이다.가송은 조선시대 이래 퇴계선생과 함께 많은 학자와 문인들의 발자취를 간직하고 있다. 월명담, 고산정, 경암, 미천장담은 빠지지 않고 지나던 순례의 길이라 할 수 있다.퇴계선생의 발자취와 수많은 문인들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에 조성된 메밀꽃 단지는 시각적 효과를 넘어 마을의 품격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가송리 메밀꽃 단지를 찾기 위해서는 농암종택 앞에서 강을 건너거나 도산면에서 조성한 도산예던길을 이용해 찾을 수 있다. 도산예던길을 이용하려면 가송마을 내 가사리에서 월명담, 장구목, 전망대를 거쳐 메밀꽃 단지가 있는 맹개마을까지 도보로 가야한다. 1시간30분 남짓하면 갈 수 있다.
안동시 도산면 관계자는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인근에 위치한 도산서원과 한국국학진흥원, 퇴계종택, 산림과학박물관, 이육사문학관 등을 둘러보며 문화체험을 함께 하면 더욱 풍성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