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내 외모는 호감형이 아니다. 하관은 부정교합 때문에 튀어나와 있고, 얼굴도 긴 편이다. 학창 시절에는 긴 얼굴이 큰 콤플렉스였다. 그래서 미용실에 갈 때면 항상 “얼굴 안 길어 보이게 잘라주세요”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의 헤어스타일은 ‘모히칸’이다. 머리를 뾰쪽하게 세우는 스타일인데, 얼굴을 길어 보이게 한다. 하지만 누구도 나의 얼굴형이 길다고 지적하거나 인식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나 독특한 헤어스타일 덕분에 사람들은 나를 좀 더 잘 기억하고, 다르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내가 나의 콤플렉스를 대하는 태도와 인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콤플렉스는 보통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된다. 콤플렉스의 저변에는‘남들보다 못하다’는 열등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콤플렉스를 남들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인식을 바꾼다면 그것은 더 이상 콤플렉스가 아니게 된다. 누구도 콤플렉스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스스로 만든 것이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바꾸지 말고 받아들여라. 감추기 보다는 드러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때 자신감은 저절로 표출되고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도 바뀔 것이다.
팔로워 수 15만을 기록하며 인스타그램 스타가 된 애쉬 소토(Ash Soto)는 콤플렉스를 슬기롭게 극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백반증(멜라닌 색소의 감소로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증상)을 앓고 있다. 하지만 십 대 시절 꽁꽁 감추기만 했던 자신의 몸을 당당히 드러내고 이를 캔버스 삼아 백반증의 흔적을 드로잉 작품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가족들의 끊임없는 사랑과 지지 적분에 자신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애쉬의 당당한 고백에 많은 이들은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꼽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Bonaparte Napoleon)도 ‘콤플렉스’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작은 키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항상 말을 타는 것을 선호했고, 부풀려진 모자를 즐겨 썼다. 또한 평민은 출생과 신분도 그의 큰 콤플렉스였다. 하지만 그는 콤플렉스는 내색하지 않고 과장된 행동으로 극복했다. 누군가 그의 작은 키를 조롱하자 나폴레옹은 “비록 땅에서 재는 키는 작지만, 하늘에서부터 재는 키는 당신보다 훨씬 크다”라고 답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콤플렉스라고 인식하지 않았던 나폴레옹은 프랑스의 황제이자 19세기 가장 위대한 영웅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는 이상 나의 콤플렉스에 관심을 둘 사람은 없다. 오로지 나 혼자만이 나의 콤플렉스가 크게 보일 뿐이다. 심리학의 대가 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은 ‘콤플렉스는 숨기거나 없앨 대상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하고 가꾸어 나갈 대상’이라고 말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의 콤플렉스를 나만의 차별점으로 인식한다면, 그것이 가장 현명하고 빠른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일 것이다. 내가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고집하듯이.
LX한국국토정보공사 손명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