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충전인센티브 100만원·10%→50만원·5%
소비인센티브 2~6%→3~7% 지급률 상향 및 300만원→1000만원 구간 확대
[매일일보 오정환 기자] 부여군(군수 박정현)이 발행한 결제수수료 ZERO 지역화폐 굿뜨래페이가 자립성 강화에 나선다.
2021년 46억원이던 지역화폐 국비 지원액이 2022년 13억원으로 72% 줄어든 데 따른 조처다. 적지 않은 지자체에선 지역화폐 존폐 논의까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대책이어서 관심을 끈다.
군이 찾아낸 해법은 소비자와 골목상권의 견고한 연대감 형성이다. 불가피하게 충전인센티브 정책을 조정하지만 이를 기회 삼아 굿뜨래페이와 골목경제 활성화를 북돋는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효과가 입증된 소비인센티브 정책 덕분이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1일부터 굿뜨래페이 충전인센티브를 5%로 변경하고, 인센티브 대상 충전한도는 월 50만원, 연 500만원으로 현실화한다. 소비인센티브는 지급률을 3~7%로 상향하고 구간도 확대한다.
그동안 소비자는 굿뜨래페이 사용액의 2~6%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었다.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소비인센티브 정책은 골목상권에서의 지역화폐 사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행 전보다 사용 비율이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가 증명된 소비인센티브를 재설계해 공동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군의 전략이다. 소비인센티브를 최대로 지급받을 수 있던 월 매출 300만원 이하 구간도 1000만원 이하로 늘렸다. 소비인센티브는 ▲전체 가맹점의 92%를 차지하는 월매출 1000만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7% ▲월 4000만원 이하 가맹점에서는 3%를 받게 된다. ▲월 매출 4000만원 초과 가맹점에선 소비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
관내 가맹점 대다수를 차지하는 골목상권으로 소비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굿뜨래페이 재정의 안정적 운영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월 매출 1000만원 이하 골목상권 가맹점은 굿뜨래페이 순환율도 높기 때문이다.
굿뜨래페이 소비인센티브가 사용 후 즉시 지급되는 방식이라는 점도 이번 재설계에서 염두에 둔 부분이다. 일종의 충전인센티브 역할을 소비인센티브가 맡게 된다. 받은 소비인센티브를 사용하기 위해 추가 금액 충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중형급 마트의 경우 골목상권에서 사용하고 받은 소비인센티브 덕분에 굿뜨래페이를 사용하게 되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소비인센티브를 매개로 관내 소비자와 가맹점, 가맹점과 가맹점 간의 연대 고리가 형성되는 셈이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어려운 시기에는 물건이 없어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게 아니라 서민들이 소비할 여력이 없어 경제가 살지 않는 것”이라며 “굿뜨래페이는 지역화폐로 지역 내 돈을 돌게 만들어 경제를 돌아가게 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와 달리 정책발행 강화, 소비인센티브 등으로 공동체 연대감도 형성하고 있는 만큼 공동체가 연대하는 가치를 제도에 담아 지역공동체 경제를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부여군은 현재 충남도 평균 정책발행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정책발행을 하고 있다. 액수는 지난해에만 400억원에 이른다. 향후 각종 농업보조금을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굿뜨래페이로 지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