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 원자재값 상승과 재무 부담으로 작용
금융 리스크 관리·투자 감축 ‘비상경영’ 돌입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산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발발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경제 3대 지표가 모두 빨간불을 나타내면서 경제 위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기업들도 대응 방향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특히 원자재 및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기업들도 자재 수급 및 수출 이중고를 겪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통계청은 물가가 전월과 같거나 하락하지 않는 이상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2년만에 처음이다.
금리도 크게 올랐다. 치솟는 인플레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지난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25%로 0.50%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한은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 인플레 지수를 판단해 8월 중 금리를 0.25%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 역시 1300원대로 고환율장이 지속되고 있다. 산업계는 특히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재정적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융시장 급변동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또한 경기침체가 현실로 다가와 장기화된다면 수출 및 고용, 신규 투자 등 기업행위의 대부분 사항을 전략적으로 조정해야 하므로 고민이 깊어진다.
재계에서는 국내 주요 그룹들이 내부적으로는 이미 전사적 차원에서 비상 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사실상 긴축 경영에 돌입한 분위기”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마저 겹쳐 투자 축소를 시작으로 한 긴축 경영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