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IRA 통과로 美전기차 확대 제동 우려
IRA, WTO 규범 위배 가능성도 제기돼
韓자동차산업협회, 세제혜택 의견 美하원 전달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미국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만 혜택이 제공되면서 한국서 생산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경쟁력을 잃으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IRA 통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코나EV·아이오닉EV, 기아의 니로EV· 쏘울 EV·EV6 전량 한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설하지만, 완공은 2025년이라 2년가량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기차 1만855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지난해 8735대를 팔았다. 올 1~7월 현지 판매량은 현대차가 벌써 1만8328대, 기아도 2만1156대를 팔아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을 훌쩍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를 통해 미국 의회에 IRA 관련 의견서를 전달했다. 협회는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감안해 수입산과 국산 전기차에 차별 없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세액공제 적용대상에 한국산 전기차가 포함될 수 있도록 대상국 확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기아 미국법인도 지난 12일 현지 딜러사에 “곧 전기차 소비자지원금이 끊기니 대기 고객에게 계약을 독려해 달라”며 “급변한 전기차 세금 정책이 사업에 큰 지장을 준다”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IRA가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을 위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IRA가 한·미 FTA와 WTO 협정 등 통상규범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IRA는 해외 자동차 회사들을 차별하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의 방침은) WTO 규범과 상충한다”며 “미국이 차별적 요소를 제거하고 WTO 규범에 완전히 부합하도록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