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1380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오르자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5거래일 만에 약 6600억원 감소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67억9194만달러(약 78조6284억원)로 집계됐다.
8월 말 572억6838만달러에서 5거래일 만에 4억7674만달러(약 6600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환율이 막 1300원 선을 넘어섰던 6월말 566억7805만달러에서 7월 말 584억6141만달러까지 늘었으나, 환율이 1350선을 돌파했던 8월 말에는 전월보다 감소했다.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350원 선까지 넘어서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 예금은 예금 이자에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원·달러 환율이 낮을 때 가입해서, 오른 상태에서 팔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 8월 29일 1,350원 △ 9월 2일 1360원 △ 9월 5일 1370원 △ 9월 7일 138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시장에서는 연말 환율 상단을 1300원 후반으로 내다봤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환율이 뛰면서 1450원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은행권은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화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지난 3일부터 달러 전용 외화적금 상품인 ‘일달러 외화적금’에 가입하고, 만기 6개월을 유지할 경우 우대금리 0.5%포인트(p)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대금리를 받으면 적용 금리는 최고 연 3.1933%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법인전용 입출식 외화예금 상품 ‘NH플러스외화MMDA’를 출시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외화를 하루만 맡겨도 외화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