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가을 결혼 성수기…월세 수요자 대거 유입
연중 혼인신고 4분기 가장 많아…지난해 4분기 혼인신고 5만2052건
서울 월세 거래량 7개월째 전세 앞질러, 전세의 월세화 대세
[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 예비신혼 A씨 부부는 최근 공인중개소를 방문해 전세를 문의하다가 대출규제와 고금리에 월세로 마음을 돌렸다. 하지만 적당한 가격에 괜찮은 매물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파트에서 눈을 낮춰 빌라를 보고 있지만 매물이 별로 없어 예약을 걸어놓았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가을을 맞아 이사철과 결혼 성수기로 월세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집값 하락으로 전세를 포기하고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추석 이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은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해 월세를 더욱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따르면 평년 기준 4분기 혼인신고가 가장 많았다. 2021년 4분기 혼인신고는 5만2052건이었으며 혼인 감소 양상을 볼 때 올해 4분기에는 약 4만8000건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월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예비 신혼부부가 대거 수요자로 유입되면 매물 고갈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는 2만1308건으로 전년대비 38.5% 늘었지만, 6개월 전보다 8.2%, 15일 전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가 많았던 지난해에는 월세가 적었는데 올해 들어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월세 매물 증가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월세 수요가 늘었음에도 월세 매물이 증가 상태인 것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2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일곱 달째 전세 비중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비중은 2월 52.50%, 3월 52.70%, 4월 51.36%, 5월 57.38%, 6월 51.89%, 7월 53.17%, 8월 53.95%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서울 임대차 거래 7만2072건 중 월세가 3만8883건으로 53.95%였으며 이는 전년대비 5.21%p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는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한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한 통계다.
전국 임대차 중 월세 비중 역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다섯 달째 전세 비중을 웃돌고 있다. 월세 비중은 지난 4월 5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세 거래량을 추월한 뒤 5월 57.8%로 커졌다. 6월과 7월에 각각 50.3%, 50.4%로 줄었지만 8월에 다시 52.9%로 확대됐다. 지난 8월 전국 임대차 거래량은 22만6009건이었으며 그중 월세 거래량은 11만9476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