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레몬 품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제라몬’과 ‘미니몬’의 품종보호 등록을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작물의 품종보호 등록을 완료했다는 것은 ‘품종의 품종 개량(육성) 내력이 명확하게 입증됐음’을 의미한다. 품종보호 등록을 하면 품종 특성이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보증된 레몬 묘목을 유통함으로써 품종 분쟁을 미리 막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5년 국내 1호 레몬 품종 ‘제라몬’을 개발한 데 이어, 2017년에는 2호 레몬 ‘미니몬’을 개발해 2019년부터 2개 품종을 보급해 왔다. 현재 우리 품종의 재배 면적은 7헥타르(ha)이다.
농촌진흥청은 품종을 개발한 뒤 바로 ‘등록’ 단계를 밟았으나, ‘제라몬’의 재배심사를 진행한 2016년 1월, 기록적인 한파로 나무와 열매가 피해를 받아 재배심사 기간이 연장되다가 올해 품종보호 등록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주요 해외 품종인 ‘유레카’는 추위에 말라죽은(고사) 비율이 50% 이상으로 높았지만 ‘제라몬’(고사율 20%)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 추위에 잘 견디는 성질(내한성)을 입증했다.
‘제라몬’은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하는 외국 품종 ‘유레카’, ‘리스본’ 보다 추위에 잘 견뎌 재배하기가 유리하다. 또한 향기가 진하며, 산(신맛) 함량이 8.5% 정도로 다른 품종(유레카 6.63%, 리스본 7.57%)보다 높다. 향기와 산 함량은 레몬의 중요한 품질 평가 항목이다.
특히 ‘미니몬’은 화분용 레몬으로, 40g 정도의 작은 열매가 열리며 식물 키가 1m 이내로 크지 않아 가정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할 수 있다. 또한 환경에 따라 한 해 3∼4회 꽃이 피므로 꽃과 열매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국내 레몬 재배 면적은 꾸준히 늘어 27헥타르(ha)에 이르지만, 이 가운데 74%는 해외 품종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한 해 1만 9000톤가량의 레몬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김대현 소장은 “이번에 품종보호 등록을 마친 품종들이 우리나라 레몬 재배와 품종 개량의 기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두 품종 보급과 함께 앞으로는 가시와 종자가 없는 레몬 등 소비자와 생산자가 원하는 우수한 품종을 개발해 보급함으로써 레몬 국산화에 더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