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규제·주가하락에…지배구조 개편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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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규제·주가하락에…지배구조 개편 활발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9.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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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규제 앞두고 분할 막차 활발
주가하락에 지배구조 개편 비용도 낮아져
물적분할 규제를 앞두고 한화, 풍산 등 기업들이 분할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사진은 소재사업을 분할하는 한화솔루션의 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물적분할 규제를 앞두고 한화, 풍산 등 기업들이 분할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사진은 소재사업을 분할하는 한화솔루션의 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정부의 물적분할 규제를 앞두고 분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기업 주가도 크게 하락한 상태라 추가 지분 인수나 매수청구권 발생 금액 등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비용도 감소해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점상 규제를 앞둔 막차가 돼 소액주주 반발도 거세다. 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제도 도입이 예상되는 연말까지 후발주자가 뒤따를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물적분할의 경우 막차를 탄다는 비판을 의식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하지만 공개매수는 보통주의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0.71% 수준으로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다. 연말 시행령 개정을 통해 물적분할 시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이로 인해 기업이 져야 할 부담에 비할 게 못 된다는 지적이다. 매수청구권 행사 비용이 클 경우 개편 작업이 중단될 수도 있지만 공개매수는 그럴 가능성도 배제한다. 한화는 여론을 의식해 공개매수를 진행하지만 풍산은 그나마도 없이 분할을 기습 발표해 주가가 폭락하는 등 논란을 낳았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자동차 경량소재와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트 등 첨단소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년 3월 신규 상장되고 첨단소재 부문은 지분 일부를 매각해 미국 태양광 제조시설 투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VA의 경우 최근 석유화학제품 시황이 부진한 속에서도 홀로 선방하고 있는 유망제품이다. EVA 국내 가격은 유가에 연동해 연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유가가 하락한 지난 8월에만 하락반전했다. 그럼에도 환율을 적용한 제품 스프레드마진(원료와 가격차)은 작년보다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EVA 가격은 올 1월 톤당 2551달러에서 7월 3198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2782달러로 하락했다. 지난해 8월 2501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도입 원유가격과의 스프레드마진을 비교하면 올 8월 1965달러로 작년 8월 1949달러나 올초 1945달러보다 확대돼 있다. 각각 당월 평균 환율을 적용해도 올 8월 259만원으로 작년 8월 226만원이나 올초 232만원보다 높았다. 통상 국내 EVA 가격은 원재료값보다 국내 EVA 수입가격에 연동해 정해지는데 수입가격의 스프레드마진은 더욱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승계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난 3월 그룹 총수일가 삼남 김동선 상무가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선임됐다. 기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에 이은 겸임이다. 그간 한화와 한화건설 합병, 한화솔루션 분할에 따른 한화갤러리아의 한화 자회사 전환 등을 통해 제조・금융・유통 자회사 체제로 정리되고 있다. 추후 한화 분할을 통한 각 사업분야별 분리작업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풍산은 방산사업부를 풍산디펜스(가칭)로 물적분할한다. 시장에선 유망사업을 분리하는데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그룹 측은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룹 내 방산관련 계열사 풍산FNS, LIG풍산프로테크와 합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앞서 반도체 설계사업 분사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DB하이텍과 더불어 소액주주들이 연대를 구성해 분할 반대를 위한 소송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풍산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에 모회사가 100% 주식을 소유하는 물적분할이 아닌 기존 주주와 지분을 나눠가지는 인적분할을 할 것을 제안했다. DB하이텍 주주들은 지난달 23일 법원에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같은 분할 이슈 외에도 최근 주가가 하락하자 총수일가가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LX그룹의 경우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전무가 이달 LX홀딩스 지분을 잇따라 사들였다. LX그룹은 또 반도체 팹리스인 LX세미콘을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한 후 코스피에 이전 상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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