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경제 심리 악화와 중국 위안화 약세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원화 약세를 단순히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 악화 의미로 봐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발표한 ‘최근 외환시장 불안정성 점검과 시사점- 경제 심리 악화 및 위안화 약세도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1400원대로 올라선 뒤 2주가 넘도록 1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1442.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연구원은 무엇보다 시장참가자들의 경제 심리 악화가 원화 가치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봤다. 일례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뉴스심리지수(경제 분야 뉴스 기사에 나타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자료)가 지난달 중순 90 수준으로 하락해 기준치(100)를 밑돌자, 지난달 22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원화가 동조하는 중국의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달러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는 0.96(1.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강함)까지 높아져 동조화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중국 경제가 고전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최근 위안화 가치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포치(달러당 7위안)’가 무너질 정도로 위안화 가치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근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악화한 점도 환율 상승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지난 8월 경상수지는 넉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서 30억5000만달러(약 4조30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데는 경제 심리 악화·위안화 절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환율 상승이 곧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 악화를 의미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