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롯데, 바이오 시장 진출…삼성·SK 성공사례 고무적
인력난은 아직 풀어야할 숙제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삼성·SK·롯데 등 기업들이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확장전략에 나서고 있다. 유망산업에 대한 인재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이 시장도 인력난은 풀어가야 할 숙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의 성공사례를 통해 대기업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CDMO를 낙점하고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이후 삼성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중점 거론하며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제4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 리터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게 됐다.
일찍부터 CDMO 사업에 진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 규모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9290억원, 영업이익은 4742억으로 전년대비 각각 311.8%, 1157% 증가했다.
SK팜테코도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팜테코는 전세계 CDMO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해 2025년 매출 10억 달러 돌파에 도전한다. 공장 설비 확대와 인수합병(M&A)을 함께 추진해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SK바이오텍은 이달 2020년부터 560억원을 투자해 생산역량을 50% 이상 늘린 세종 M3 공장을 공개했다. SK바이오텍은 생산설비 확대로 연간 가능한 최대 매출액이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 2200억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가 될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낙점하고 계열사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는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2030년 글로벌 톱 10 바이오 CDMO 기업 진입을 목표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가 보유한 시라큐스 공장 인수에 착수했다.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미국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시라큐스 공장 인수가 완료되는 대로 700억~1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항체의약품 CDMO용 공장 전환 작업을 시작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타 고객사 제품 생산 역량을 갖출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은 지난 6월 미국 최대 규모 바이오산업 행사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2(바이오 USA 2022)’에 참가해 한국 신약 기술개발의 우수성을 과시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기업 단체인 미국 바이오협회가 주관해 올해 29회째를 맞은 ‘바이오 USA’는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와 유망 바이오텍들이 전시, 컨퍼런스, 기술투자 파트너링 미팅 등을 펼치는 종합 컨벤션 행사로 바이오 분야의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라 불린다.
이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SK팜테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운영하는 한국관과 별도로 각각 단독 전시부스를 마련해 운영했다.
한편, 기업들의 바이오 산업 진출이 잇따름에 따라 업계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24년까지 최대 약 2300명의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지난 4월 ‘한국형 나이버트(K-NIBRT)’ 실습교육센터를 설립했으나 대부분 생산공정과 품질관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무 관련 인력양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이 특정 직군에만 국한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업개발, 연구개발, 임상개발, 전략기획, 라이선스 인‧아웃 등 다양한 직군에 대한 인력양성도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