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北핵, 새 국면…동맹 토대로 '파잇 투나잇' 태세 갖춰나가야"
이재명 "한반도 내 핵무기 필요하지 않아…전술핵 재배치 불필요"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여야 지도부는 1일 국회를 방문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토대로 북한 핵 위협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미동맹과 한미 연합전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골드버그 대사를 접견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께서 말했듯 두 나라 동맹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활력 넘치며, 양국 국민 간 유대는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한미 군사동맹으로 북한 핵 위협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최근 들어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전술핵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고 얘기하고, 언제든 미국 영토와 한국 공항·항구를 타격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북한 핵 문제는 이제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할 준비태세를 갖춰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골드버그 주미대사는 "양국 동맹은 다양한 차원의 협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안보 분야도 한 분야고, 한국과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확장억제도 거기에 포함돼있다"면서 "이러한 양국 동맹의 다양한 차원의 협력 중에서 국회와의 관여와 협력도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의 'Fight Tonight' 발언에 대해 "정 위원장이 'Fight Tonight'을 얘기했는데, 저희는 '같이 갑시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파잇 투나잇'은 '오늘 밤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도 싸워 이긴다'는 뜻의 미군 구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골드버그 주미대사를 만나 "최근 북한의 잇따른 무력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한미 연합전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은 한미동맹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 내 어떠한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적인 비핵화를 위해서 한국과 미국 양국이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번영과 동북아 평화체제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 동맹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장하고 고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이 대표는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호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IRA에 대해 우리 기업과 산업계가 갖는 우려를 해소하는 데 양국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미국 의회 지도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며 "한미동맹의 안정적이고 지속적·포괄적 발전을 위해 한국 측의 우려가 합리적으로 해결되길 희망하고, 대사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골드버그 주미대사는 "한미동맹이 미국과 한국 의회 양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에서 양당의 초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IRA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인지하고 있다"며 "동맹국인 한국과 협력을 통해 동맹에 걸맞은 방식으로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