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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누구나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기억은 소중히 간직하고 남들에게 이야기하기 좋아하지만,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은 숨기려 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도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며 기억을 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을 곱씹어보며 그 기억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이는 단지 개인의 삶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민족도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제강점기라는 역사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할 때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된 1905년 11월 17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요인들은 역설적이게도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인 그날을 ‘순국선열기념일’로 정하고 매년 기념행사를 치렀다.
그 배경에는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을 전후하여 수많은 분들이 순국하였기 때문이다.
민영환 열사와 조병세 열사 등은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을사늑약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의미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을 절대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겨 조국 독립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뜻이 담겨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뜻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매년 11월 17일을 법정기념일인 ‘순국선열의 날’로 정하고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치욕스러운 과거를 반복하지 않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다시 살피며 발전된 오늘과 내일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일제강점기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자 했던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에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기억을 극복하고 조국 독립을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쳤던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