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을 앞두고 정부가 제약사들의 감기약 공급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조제 아세트아미노펜 가격을 다음 달부터 인상한다. 약국가는 봉툿값 이슈에 이은 약가 인상 여파로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조제용 해열·진통·소염제인 아세트아미노펜 650밀리그램(18개 품목)의 상한금액 인상 조정에 대해 의결, 해당 약제의 건강보험 상한금액을 12월부터 상한 조정한다. 상한금액의 변동은 2022년 12월~2023 11월 품목별 70~90원(정) → 2023년 12월 이후 70원(정)이다.

복지부 측은 환자의 약품비 부담이 일부 증가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회 처방 시 품목에 따라 103원~211원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소액이라도 금액이 늘어난 만큼, 약국가는 고객이 감소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약국 측은 최근 일회용 비닐봉투 금지 이슈에 이번 감기약 인상 소식까지 겹친 ‘이중고’ 타격으로 고객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4일부터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할 수 없게 됐는데, 그 중 약국은 면적에 따라 비닐봉투를 유상 혹은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봉투의 유·무상 제공이 약국을 선택하는 기준이 됨에 따라 일부 약국은 고객 감소와 응대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중구의 한 약사는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때 쌍화탕, 판피린, 콜대원 등 일반의약품은 가격 인상에도 수량이 부족했다. 다만 유행이 감소하니 소비자의 발길을 끊어지고 재고가 남아돈다”고 말했다.

약국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감기약 인상 소식이 결국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것이라 지적했다.

여의도 지역의 또 다른 약사는 “기존에는 진료비와 처방 약값을 포함해 1만원 내외면 해결됐지만, 약값 인상으로 몇 천 원이라도 더 증가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그냥 편의점에 가서 일반의약품을 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마저도 봉툿값 문제로 일반의약품 수요가 편의점으로 갈 것이란 걱정도 나온다.

현재 지역에 따라 약국의 감기약 부족 현상은 체감하기 힘든 만큼, 제약사의 입장만 반영한 약가 인상은 약국과 국민 부담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제약사들이 공장을 풀가동해서 일반의약품 공급은 충분한 상태다. 정부가 일반의약품 사용을 장려했어야 했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떨어지는 만큼 감기약을 찾는 이들도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용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