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이 13일째 이어지면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피해가 3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석유화학 분야는 출하 제품 적재 공간이 부족해 공장 셧다운도 검토하고 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업종 피해 상황 점검과 대응방안 논의를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산업부는 전날까지 5대 주요 업종에서 3조5000억원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으며, 특히 철강·석유화학은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이르면 이번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철강·석유화학·정유 분야 피해가 컸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5일 기준 국내 철강산업의 출하 차질은 주요 5개사 기준으로 92만t,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석유화학과 정유 분야도 화물연대 파업 열흘이 지난 지난 3일까지만 해도 각각 1조173억원, 5185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석유화확협회가 추산한 석유화학 분야 하루 평균 피해액 1238억원을 단순 합산한다고 가정하면 이날까지 피해액만 1조3887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지난 3일 기준 시멘트는 1137억원, 자동차 346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액이 계속 누적 중이다.
출하가 중단되면서 감산 내지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 5대 철강사들은 철강재 적재 공간이 부족해 도로에 제품을 쌓아놓는일이 속출하고 있고, 긴급 물량에 대해 경찰 협조를 받아 출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회사 안에 쌓아두는 실정이다.
일부는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제철소는 매일 1만7000t가량의 철강을 반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주에는 임시 야적장까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일부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석유화학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장기화되면서 제품 재고가 쌓여 곧 석유화학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직면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동차 업계는 ‘로드 탁송’(완성차 직접 운송)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지만 이에 따른 인건비 등 부대비용으로 일 평균 5억원 이상이 발생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은 평소 하루 150여대의 컨테이너를 반출했지만, 현재는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아직은 빈 컨테이너에 물량을 쌓고 있지만 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 대책을 세워야 하는 실정이다. 타이어 출하차질은 하루 1만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