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서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초유의 '준예산' 편성 우려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준예산은 편성은 없다'며 합의 불발 시 민주당 단독 수정안 처리로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20일 여야는 원내대표 간 공개 회동 없이 '장외 설전'으로 예산안 협상 공방을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이 법정 기일을 넘긴 지 오래됐지만 오늘도 어제와 달라진 상황이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울 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가지고 고집을 부리지 말고 국정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안에 대해선 "정부조직법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설치된 기관"이라며 "예전에 그 일들을 대통령 민정수석실에서 근거 없이 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폐단을 낳았기 때문에 정부 조직안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다. 이것을 부정하고 발목 잡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법인세 최고세율 1%p 인하' 중재안 수용을 거듭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의장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한 후 '법인세 중재안, 국민의힘도 받아들여야 할까'라는 설문에 응답자 절반이 '수용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시한을 정하고 여당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즉시 본회의를 열어 의장 중재안이든, 민주당 수정안이든 정부 원안이든 처리해야 한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의 양보 없는 대치가 길어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초유의 준예산 편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준예산은 회계연도 개시 전까지 국회에서 예산안 의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잠정적 예산이다. 국가재정법상 우리나라 회계연도는 매년 1월1일에 시작해 12월31일 종료된다. 올해 회계연도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준예산이 편성된다. 다만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준예산 편성까지 가지 않고 자체 '국민 감세'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안 합의가 안 되면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예산안 처리가) 올해를 넘기진 않고, 준예산 편성은 없다는 게 배수의 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