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우리나라 화학업계가 올해 4분기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화학 빅3’ 중 신사업 호조 덕에 LG화학은 선방이 예상되지만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은 영업이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4분기 LG화학은 선방하지만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4분기 8009억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수치다. 신사업 호조로 석유화학 부문 부진을 만회할 것이란 추정이다. 앞선 3분기 LG화학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4% 줄어든 930억원에 그쳤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4분기 영업손실 8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화학은 4분기 영업이익 2305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44.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급감이 주효하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 7~9%대를 오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세계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기가 활기를 빠르게 잃고 있는 추세다.
실제 석유화학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이다.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300달러 수준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201.5 달러다.
여기에 화물연대 총파업도 악재다. 산업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기간 석유화학제품 출하량은 평시와 비교해 20% 수준에 그쳤고 1조3000억원 규모가 넘는 출하 차질이 발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파업이 지속될시 3~4일 안에 공장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할 정도로 석유화학 기업들에겐 악재였다. 석유화학공장이 한 번 가동 중단되면 공장 재가동까지 최소 15일이 소요되고 이 기간 하루 평균 12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생산 피해가 예상된다.
4분기에 이어 내년 석유화학 업황 개선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023년 에틸렌 증설물량은 900만톤이다. 수요 추정 증가분은 700만톤인 만큼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중국의 위드크로나 정책 전환은 석유화학 업계에겐 호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국이자 우리나라의 석유화학 최대 수출국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3%였다. 중국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으로 중국발(發) 수요가 회복되면 우리나라 석유화학 수출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반등하지 않으면 석유화학 업황은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라며 “내년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지만, 중국발 수요 회복은 기대해볼만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