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혁신위 출범…尹 제안 '중대선거구제' 사실상 반대
국회 정개특위, 11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법률 심사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정치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돈·깜깜이·계파 나눠먹기 선거는 지양할 선거 방식"이라며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반대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역시 이번 주 본격 가동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 논의가 불붙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6일 정치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정치 신인 출마 문턱을 낮추고, 계파와 지역구도 타파 등을 강조하는 선거제도를 강조했다.
장경태 혁신위원장은 "현재 국회의원 선거 비용은 한 선거구당 1억 5000만원까지 책정된다"며 "최대 6억원에서 12억원까지 이르는 제도는 정치 신인 등장을 가로막고 돈·조직·명성이 좌지우지하는 정치로 후퇴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깜깜이 선거도 안 된다"며 "2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해 누가 국민을 대표할 수 있을지 모르고 누가 주민의 바람을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는 제도는 국민의 눈을 가리는 정치로 만든다"고 꼬집었다.
장 위원장은 "계파 나눠 먹기 선거도 안 된다"며 "제2의, 제3의 계파 후보들이 나눠 먹기가 가능한 제도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지 경쟁하기보다 계파 싸움을 부추기는 줄세우기식 파벌 정치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혁신위는 책임 정치를 더 강화하고 국민 한 사람 표의 가치가 더 소중하게 행사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고민하겠다"며 "돈·깜깜이·계파가 나눠 먹는 제도가 아닌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비례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제도로 심도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이 말한 '돈·깜깜이·계파선거' 타파는 윤 대통령이 제시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반대한 것으로 읽힌다. 중대선거구제로 한 지역구에서 2석 이상의 의원을 선출하더라도 '복수공천제'가 허용되기 때문에 자금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거대 정당 후보들이 유리하다. 계파, 파벌정치도 중대선거구제의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다.
장 의원이 혁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 의견이 수렴돼 국민이 바라는 정치 제도로 가야 할 것"이라며 "그런 목표가 있는가 하면, 지양할 선거 방식도 있다. 돈, 깜깜이, 계파 나눠 먹기 선거"라고 거듭 강조한 맥락도 여기에 있다.
국회 정개특위도 오는 11일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를 열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관련 법률안 심사에 들어간다. 중대선거구제를 비롯해 개방 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등 다양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여야는 현행 소선거구제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선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하지만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수도권과 지방 지역구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각 당의 여론도 엇갈려 의견 수렴이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