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올해는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희망론’과 물가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망론’이 동시에 솟구친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대비 5.1% 올라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전망한 소비자물가 수치를 상회한 만큼 올해 물가 전망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가 전망과 관련해 희망론을 예상하는 이들은 국제 곡물가 하향 안정화와 정부 정책의 효과로 인해 식음료를 중심으로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식품업계가 2021년 말부터 환율 급등과 국제 곡물가 인상을 이유로 제품가격 인상 릴레이에 나섰지만, 지난해 6월부터 곡물가는 인하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국제 곡물가격은 3~6개월 뒤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올해는 식품 가격 안정화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환율‧국제유가 안정세와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등이 효과를 내면서 작년 7월 정점을 찍은 소비자물가는 점차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국이 견고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고 있고, 국내 식품업계의 해외 사업이 초기 진출 단계를 넘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도 희망론을 뒷받침한다.
반면,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복합위기 속 내수 위축 우려가 커 물가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낙망론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7.8% 올랐다. 이는 2009년 8.3%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2021년 2.1%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3배 넘게 뛰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 등 5개 소매유통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한 ‘2023 유통산업 전망조사’에서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2021년의 8.6%와 2022년 1월에서 9월까지의 성장률 전망치인 5.9%보다도 대폭 둔화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성장률 2.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새해 첫날부터 식품업계는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섰고, 설 대목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올해에는 전기료를 비롯한 공공요금까지도 줄줄이 인상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요금의 인상은 연쇄적으로 물가 품목의 가격을 올려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올해 곡물가 투입 가격 부담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당장 체감 물가를 떨어트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