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친 윤석열)계가 설전을 주고받으며,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22대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비 윤석열) 진영 대결로 흐르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15일 나 전 의원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을 향해 "제2의 진박(진짜 친박) 감별사"라고 직격했고, 장 의원은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라"며 반격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면서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한 것"이라며 "윤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 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세원 정권이다. 다시 뺏겨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 전 의원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장 의원은 "저는 '제2 진박 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대의명분 앞에 개인의 욕망이 설 자리는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지든 말든, "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당의 유일한 지도자는 윤 대통령이다. 오로지 윤 대통령께서 일할 수 있게 도울 때"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이 연일 나 전 의원에 대한 맹공을 퍼붓는 가운데 비윤계가 나 전 의원을 비호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14일)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는 자기가 누구 밀어서 사무총장 해서 공천 파동 일으키고 싶다는 사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급발진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전당대회 나올 용기는 없지만 오만 협잡으로 정치 망가뜨리려는 사무총장 호소인을 심판하면 된다"고 말했다.
3·8 전당대회가 친윤 대 비윤·반윤의 진영 싸움으로 이슈몰이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전당대회가 더 이상 계파 정치의 중심이 되면 안 된다. 링 위에 모두 공정하게 올라가 당의 비전과 미래 가치를 제시하고 건설적인 논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것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 친윤, 비윤을 넘어서 친윤, 반윤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지금과 같은 진영 대결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면서 "더 확산되면 대통령한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