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매일일보 기고] 도쿄오토살롱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개최되는 대표적인 자동차 튜닝전시회다.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전시회가 꾸려지면서 수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전통적인 일본 전시회 장소인 도쿄 외곽인 마쿠하리 메세에서 개최된 도쿄오토살롱은 3일간 관람객이 2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첫날 프레스데이와 비즈니스 데이인 것을 생각하면 단 이틀 동안 상당한 규모의 관람객을 동원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필자는 항상 가던 전시회였던 만큼 수년 사이에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한 부분이 많아 기대감이 컸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자동차 애프터마켓 중심의 튜닝모터쇼로 상당 부분 관련 기업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부 제작사의 신차가 전시돼 항상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미쓰비시가 ‘아웃랜더’를 비롯한 다양한 SUV를 선보이면서 부활의 몸짓을 하고 있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오토캠핑 분야와 묶어서 시너지를 기하고 있었다.
또한 다른 일본의 제작사들도 있었지만, BYD가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본격적인 일본 진출을 알렸다. 여기에 특이하게 처음 듣는 전기차 기업도 있었다. 본사는 일본에 있으면서 설계는 미국에서 해오고 제작은 중국에서 하는 역할분담을 하는 새로운 브랜드 기업인 HWE는 ‘엘레모’라는 모델이 소개돼 즐거움을 더했다.
두 번째로, 최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전기차는 많지 않았다. 일본은 아직 하이브리드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다보니 전기차는 아직은 본격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시장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갈라파고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아직 내연기관차의 튜닝분야에 초점이 맞춰진 부분은 시대 조류보다 조금 뒤진 느낌이 강했다. 물론 변하지 않는 드레스업 튜닝과 전기차도 함께 사용하는 하체부분에 초점을 두는 모습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묻어 있었다.
세 번째로 이번 전시회에서 함께 전시한 아웃도어 전시회가 눈에 띄었다. 엄밀히 얘기하면 오토캠핑, 전시회를 함께 해 볼거리가 더욱 풍부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 전시회보다는 이번 오토캠핑 전시회가 더욱 볼거리가 많았다. 여러 클래식카를 전시했고 다양하게 개발되는 오토캠핑용 장비도 SUV 차량과 섞이면서 더욱 흥미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난 3년간 급격히 성장한 분야가 오토캠핑인 만큼 이번 전시회의 시너지를 더했다고 할 수 있다. 아웃도어 전시회장 한쪽 편에 한국산 아웃도어 전시회가 일부 있었으나 그리 도드라져 보이진 않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량 전시가 없었다는 점이다. 작년 3월 일본에 재진출해 일본에서 ‘올해의 수입차’에 선정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이번 전시회에 등장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오닉5 모델이 일본의 대표적인 튜닝업체와 연계해 독특하고 세련된 튜닝차량으로 전시됐다면 상당한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는 디자인과 성능은 물론 V to L 등 기능 측면에서 오토캠핑은 물론 튜닝 관련 가장 두드러진 차종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번 전시회는 아니어도 내년 1월 전시회에서 선보인다면 우리나라 전기차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나라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기차가 즐비하다. 기아 ‘EV6’도 좋은 대상이다. 혐한과 배타적인 문화가 조합된 일본 시장에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선보이면서 우수성을 내보이는 것은 단순한 수익성이 아닌 자존심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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