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편리는커녕 도둑맞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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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킹 ‘편리는커녕 도둑맞기 일쑤’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5.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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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나 몰라라’ 안전불감증 심각
인터넷 뱅킹과 폰뱅킹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금융기관의 인터넷 뱅킹 사고 대응책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7일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 6월말까지 인터넷 뱅킹 이용자수는 모두 8천921명으로 우리나라 국민을 4천500만 명이라고 가정할 때 국민 1인당 거의 2차례씩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수치는 2000년 380만 명에 머물렀던 이용자 수가 2003년 1천903만 명으로 증가, 올 들어선 지난 상반기에만 2천226만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인터넷 뱅킹을 통한 하루 평균 계좌이체건수 및 금액도 지난 2003년 말 79.6건 8조1,046억원, 2004년 말 133.7건 9조2,945억원, 2005년 상반기 152.2건 9조9,71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인터넷 뱅킹 사고보험에 가입한 은행은 단 2곳뿐 이라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폰뱅킹 이용자 수도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0년 1,226만 명, 2003년 2,010만명, 2005년 상반기 2,638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폰뱅킹을 이용한 하루 평균 계좌이체건수도 2004년 124.3건에서 2005년 상반기 135.2건으로 늘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2005년 8월 현재까지 인터넷 뱅킹 사고에 대비, 관련 보험에 가입한 금융기관은 국민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단 2곳 뿐” 이었으며, “그 금액도 1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2005년 8월말 현재 18개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 전문 인력은 모두 105.5명으로 1개 은행 기관당 전문 인력은 5.9명에 그치고 있다” 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폰뱅킹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2005년 8월말까지 모두 7건의 보안사고가 발생했는데 이것이 모두 2005년에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 폰뱅킹에 대한 보안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한편 15일 정무위 소속 열린 우리당 강길부 의원 또한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인터넷 뱅킹에 의한 사고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인터넷·폰뱅킹 피해금액은 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전체 피해금액 1억6500만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며 “이는 또 지난해 동기 기준으로도 4배나 늘어난 것” 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올해 발생한 인터넷·폰뱅킹 사고 8건 중 6건은 아직도 범인을 잡지 못했으며 사고의 원인조차 파악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원미상의 어떤 사람이 폰뱅킹을 이용, 피해자의 계좌에서 예금이체 후 인출했다는 것만 알아냈을 뿐 고객정보 유출 경로조차 파악되지 못했다. 강 의원은 "경찰은 단지 도청에 의한 정보유출 정도로 판단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강 의원은 “지난 6월3일에 발생한 외환은행 인터넷뱅킹 사고는 범인이 키보드 해킹으로 획득한 피해인의 고객정보를 도용, 피해자의 예금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한 후 인출한 전형적인 해킹사건이었다” 덧붙였다.실제로 인터넷 뱅킹과 폰뱅킹에 의한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경남과 경북에서 인터넷 뱅킹 현금 인출 사고가 잇따라 지난 15일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범인들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계좌에서 수천만 원을 이체시킨 뒤 현금으로 인출해가는 수법을 사용했다.김 의원은 “사정이 이런데도 금융권은 여전히 인터넷 뱅킹 사고 불감증에 걸려 있다”며 “향후 모바일뱅킹 시장은 계속 증가할 터인데, 은행들은 하루 빨리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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