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대상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 1위
'울산 KTX 부동산 투기 의혹' 변수 여전
안철수 "결선 가면 제가 더 유리" 자신감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막판 '1강 3중'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후보가 1강 체제로 올라서고, 안철수 후보는 하락세로 내려앉으며 양강 구도가 사실상 무너졌다. 여기에 천하람·황교안 후보 지지도가 상승세를 타며 '3중'으로 수렴하고 있다. 다만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결선 투표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김 후보는 최근 실시된 각종 당 대표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안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매일경제신문·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에서 김 후보는 33.1%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23.6%로 두 후보의 지지도는 10%p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24~25일, 국민의힘 지지층 295명, 응답률 15.5%, 95% 신뢰수준 ±5.7%p).
특히 앞서 지난 23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44.0%, 안 후보 22.6%로 오차범위(±4.8%p) 밖에서 따돌렸다(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295명, 응답률 3.4%, 95% 신뢰수준 ±4.8%p). 선거 막판 불거진 '부동산 투기' 의혹에도 오히려 김 후보가 안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며 1강 체제를 굳혀가는 형국인 셈이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나 당원들은 대표 후보자들의 도덕성이나 정책보다는 친윤석열이냐 아니냐 여기에 더 초점을 두는 것 같다"며 "부동산 투기가 확실하지도 않고, 본인도 아니라는 상황에서 지지를 철회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치명적일 수 있는 의혹에도 '당원 100%' 룰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인 만큼 친윤석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 후보에 큰 타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의혹이 일회성이 아니라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당 안팎에서 결선 투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후보가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정면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대 당일 본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다음 달 12일 결선 투표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지지도가 하락세인 안 후보가 결선 투표에 희망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와 (제가) 결선에 올라가면 천하람 후보 표가 저에게 올 것"이라며 "황교안 후보는 김 후보와 울산 땅 투기 의혹을 놓고 격한 논쟁을 벌이고 있고 천 후보도 김 후보와는 정치철학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결선에 가면 김 후보는 더 이상 시너지가 날 부분이 없다. 오히려 제가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결선 투표만 이뤄지면 황 후보와 천 후보의 표가 김 후보가 아닌 안 후보 본인에게 올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황교안 후보의 지지도 최근 오름세는 김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김 후보의 지지 일부가 미세하게나마 황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