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정상화라지만”…공공요금 압박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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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상화라지만”…공공요금 압박 지속
  • 이용 기자
  • 승인 2023.03.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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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도매가 상한제 2월 종료… 한전, 전기료 인상 압박 가중
공공요금 인상, 물가 둔화 속도 낮춘다… 소비 위축 우려
전력도매가 상한제가 2월부로 종료되면서 이번 달부터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용 기자]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자, 산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력도매가(SMP·계통한계가격) 상한제가 지난 2월부로 종료되면서 이번 달부터 한국전력공사의 적자가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32조6034억원으로. 전년(5조8465억원)의 5.6배에 달한다. 한전 측은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량이 증가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력도매가격이 2배 이상으로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력도매가 상한제는 발전사의 전력 판매비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정부가 한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전사에서 사오는 전기 도매가격에 상한을 둬 발전사들과 손실을 분담하게 한 것인데, 발전사들의 반발에 연장은 어렵고, 4월 재적용 여부도 미지수인 상태다. 한전은 재무 위기 극복을 위해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등 여러 방법을 추진 중이지만, 사실상 전기료 인상 외에는 적자를 메꿀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1년 사이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kWh당 19.3원 인상됐고, 올해 1분기에 추가로 13.1원이 올랐다. 가스 도매요금도 주택용을 기준으로 4·5·7·10월 네 차례에 걸쳐 1MJ당 5.47원 올라 1년 사이에 42.3% 상승했다. 전기·도시가스 요금은 연내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에너지가 인상은 결국 소비자물가 감소세 둔화로 이어져 현재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더욱 경직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소비자물가는 향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제유가의 경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따른 수요 확대와 러시아 감산 등 공급 차질 탓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와 공공요금 상승 폭이 커지면, 생산원가 상승을 거쳐 재화와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물가 제외)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유가·공공요금 등 비(非) 근원물가는 개인서비스 물가와 가장 큰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의 경우 거의 시차 없이 곧바로 기대인플레이션율(경제주체들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다시 실제 물가 상승을 부추겨 결국 물가 둔화 속도를 떨어뜨린다.. 정부는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 최대한 안정 기조로 관리하고 전기·도시가스요금의 인상폭과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다만 정상화에 앞서, 적자를 끌어안고 있는 한전과 가스공사가 최근 억대 연봉과 성과금 잔치로 논란의 대상이 된 만큼, 국민이 납득할 만한 인상안이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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