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역사문화연구원, 가야산․삽교천 문화권 종합조사.. 내포지역의 천주교 공소(公所) 집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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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역사문화연구원, 가야산․삽교천 문화권 종합조사.. 내포지역의 천주교 공소(公所) 집중 조명
  • 오정환 기자
  • 승인 2023.03.13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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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내포지역 5개 시군 교우촌(공소) 현황 전수조사
교우촌(공소)의 역사와 교인들의 삶 기록화,
종교유산이자 문화유산으로 천주교 공소의 활용 방안 기대

매일일보 = 오정환 기자  |  충남의 내포지역은 한반도에 천주교가 처음 전래되었을 때부터 천주교 신앙의 중심이었다.

특히 병인박해(1866)를 포함하여 100여 년에 걸친 천주교 박해기에 내포지역은 무수한 순교자를 배출하면서도 천주교 신앙의 든든한 요람이 되어 주었다. 오늘날 내포지역을 한국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이자 묏자리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야산 3차 보고서 및 스토리텔링총서 사진=충남역사문화연구원
가야산 3차 보고서 및 스토리텔링총서 사진=충남역사문화연구원

이처럼 내포지역이 천주교 신앙의 요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대를 이어 순교하면서도 목숨으로 신앙을 증거 하는 진실한 신자들이 서로 의지하며 사는 교우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천주교가 막 확산되기 시작한 18세기 말에 이미 삽교천 변 간척지대 마을의 상당수가 천주교에 물들었다고 보고될 정도로 내포지역에는 많은 교우촌이 형성되고 있었다.

이들 교우촌은 이후 공소로, 공소는 다시 성당으로 발전하면서 신앙생활의 구심점이 되었다.

공소(公所)는 신부[사제]가 상주하지 않는 작은 예배당으로, 평소에는 신자들 중에 신앙심이 깊고 지도력이 있으며 교리에 밝은 사람으로 공소회장을 뽑아 신앙생활을 영위했다.

공소회장은 미사는 집전할 수 없지만 간소하게 말씀 전례, 찬미 기도 등의 예식은 주관하며 신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었다. 공소는 박해기와 같이 사목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신부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제도인데, 특히 오랜 박해기를 보낸 한국에서 발달했다.

박해기에 뿌리 내린 공소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종교 활동의 자유가 허락된 뒤로도 1960년대까지 증가하며 오랜 기간 신앙생활의 구심적으로 역할 하였다. 내포지역에는 1960년대에 수백 곳에 공소가 설립되었을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성당 건립이 활성화되고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공소는 최근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 있다.

교우촌을 기반으로 설립된 공소는 전통 문화와 천주교 신앙이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문화를 낳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한옥과 양옥의 양식이 혼합된 공소 강당 건축, 전통 농경문화와 천주교 전례력이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농사력이나 세시풍속, 장례에서 보이는 연도 의식, 일 년에 두 차례 판공성사를 맞아 열리는 마을 잔치 등이다.

이는 종교유산이자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공소를 주목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직 내포지역에는 100여 곳 이상의 공소가 남아 있으나 공소 기능이 살아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기능이 중지되어 공소 강당도 방치되거나 멸실 위험에 처한 경우가 많다. 오랜 세월 천주교 신앙과 전통 문화가 습합되어 형성해온 소중한 문화유산도 함께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당진․서산․아산․예산․홍성 등 5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가야산․삽교천 문화권 종합조사는 그간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공소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기록하고, 재조명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가 높은 77곳의 교우촌 및 공소에 대해서는 현황조사표와 심화조사 보고서를 작성하여 각 교우촌 및 공소의 형성과 변천, 생활상, 문화유산 등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교우촌 및 공소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12명에 대해서는 교우촌에서의 삶과 생활상에 대한 구술채록을 실시하여 종합조사 보고서로 엮어 내었다.

그리고 종합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내포지역 천주교 공소의 의미와 가치를 일반에 널리 알리고자 ‘믿음으로 세우고 대를 이어 지켜온 내포천주교 신앙의 유산, 공소’ 책자를 발간하였다. 이 책자는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도록 도내 주요 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열람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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