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며 현장에 무단 침입해 공사를 방해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모 지부 소속 간부 6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정부가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이 고의로 작업속도를 늦추거나 이유 없이 작업을 거부할 때도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하는 등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자 건설노조는 ‘노조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갈등은 더 확산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타워크레인 조종사가 고의로 과도하게 저속 운행을 하는 등 불법·부당행위를 하면 면허정지를 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앞서 국토부는 ‘국가기술자격법’에 근거해 △월례비 등 부당한 금품수수 △건설기계를 통한 현장 점거 등 공사방해 △부당한 태업 등 성실의무 위반 3개 유형을 면허정지 대상이 되는 유형으로 구분했다. 국토부는 이번에 자격정지 처분을 할 수 있는 불성실 업무 유형을 15개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평소보다 의도적으로 작업을 늦춰 후속 공정에 차질이 발생한 경우, 현장에서 정한 작업 개시 시간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작업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등이다. 월 2회 이상 특정 유형의 불성실 업무를 하면 국토부는 성실의무 위반으로 판단하고 면허정지 처분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건설현장에 무단으로 침입한 노조 간부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며 건설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4단독 박형민 판사는 지난 13일 업무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지부장 김모 씨와 사무국장 김모 씨 등 2명에게 징역 2년에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지대장 김모 씨에게 징역 1년3개월에 벌금 3000만원을, 나머지 간부 3명에게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지부장 등 3명은 법정 구속됐다. 김씨 등은 2021년 8월 17일∼18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의 주택재개발 건설 현장에서 노조원 고용을 요구하며 조합원 300여명을 동원,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다.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건설노조는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성토했다. 건설노조는 “정부와 자본은 건설노조를 건설현장에서 모든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범죄자로 낙인찍는 낡은 행태를 벗어나 균형 잡힌 시각을 보여야 한다”며 “점점 더 자신의 아집과 편견에 빠지는 원희룡 장관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일용직, 특수고용직 건설노동자들이 수많은 탄압과 고난을 거쳐 건설노조를 만들고,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싸웠던 이유를 생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