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심리 경기개선 속도 못 따라온다는 진단도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융시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김 총재는 31일 한은 본관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됐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며 “전날까지는 (양적완화가 유지될 거란)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됐지만, 이제는 시장이 반대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는 얘기”라고 말했다.이날 FOMC는 정례회의 끝에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현재의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1.59포인트(0.39%) 하락한 1만5618.76에서 거래를 마쳤다.김 총재는 “양적완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는 금융시장이 좋았다가, 기대와 같이 되니까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현 상황의 숙제”라고 덧붙였다.그는 이날 FOMC의 성명이 지난달(9월)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가령, 전월(9월) 발표문의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모기지 금리가 올랐다”란 언급이 삭제됐다는 것이다.김 총재는 그러나 “이는 큰 변화가 아니다”라며 “실업률이 6.5%까지 내려오지 않고, 또 물가상승률이 2.0~2.5%를 넘기 전까지 양적완화를 계속하겠다는 기본 입장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는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1%를 기록한 것을 들며 “나름 (성장경로대로) 가고 있지만 기업인의 심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봐도 제조업만 올랐을 뿐, 비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저조하다고도 말했다.그는 “기업이 투자하려면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 확신에는 대외요인도 많이 영향을 미친다”며 “중앙은행이 기업과의 정보공유를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조찬간담회에는 권희석 하나투어 부회장, 김상헌 네이버 사장, 김영준 롯데상사 사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이문석 SK케미칼 사장, 이창근 매일유업 사장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