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檢 배임 및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
'대일 굴욕 외교' 프레임 강조
정부·여당 민심 이반 지점으로 판단한 듯
'대일 굴욕 외교' 프레임 강조
정부·여당 민심 이반 지점으로 판단한 듯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임과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에 대일 굴욕 외교 논란과 고금리·고물가 민생 위기 등에 대한 발언을 늘리며 '사법 리스크' 상쇄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한·일 정상회담과 '주 69시간' 논란 등이 정부 여당의 민심 이반 지점으로 판단하고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일본 굴욕외교 저지 연석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번 방일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낸 것 같다"며 "피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야 진짜 사과다. 사과는 피해자가 "이제 그만, 그 정도면 됐습니다"라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이었던 독일과 프랑스가 화해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도 "일본은 전에 한 번 사과했는데 또 해야 하냐는 태도를 취하는가 하면 강제 동원은 없었다며 단언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법적 지배였다고 침략을 부인하기도 하는데 이건 사과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어 열린 민생 4대 폭탄 대응단 출범회의에서는 정부의 '무능' 프레임으로 맞불을 놨다. '민생 4대 폭탄'은 고물가·고금리·전월세 불안정·고용 위기 등으로 이 대표는 "경제 전반에 걸쳐서 위기가 아닌 곳을 찾기가 어려운데 정부는 '그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다'라며 위기 대응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윤 정권의 이러한 무책임한 모습이 더 큰 위협이다. 제2의 IMF사태가 공공연히 거론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주 69시간' 근로 유연화 정책을 비판하며 자신의 '주 4.5일제'와 대비시켰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공짜 노동, 공짜 야근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불합리한 임금제도를 손보겠다"며 "주당 52시간제 정착을 넘어서 이제 주4.5일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와 '민생 위기 무능' 프레임을 부각시켜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일 굴욕 외교' 프레임이 먹혀들면서한·일 정상회담 이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정부 여당에 민심이 돌아선 지점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20일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2.1%p 하락한 36.8%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4.5%p 내린 37.0%였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8%p 오른 46.4%로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3월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05명, 응답률 3.2%, 95% 신뢰수준 ±2.0%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 차원에서 대국민 여론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대일 굴종외교 규탄 태극기 달기 행사'를 벌이며 '친일'과 '반일' 구도를 명확히 가져갔다. 이 대표도 행사에 참석해 "태극기를 다시 우리 손에 들고 각 가정에 게양하고, 차에 붙여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결코 일본에 끌려가는 존재가 아닌 당당한 자주독립국임을 스스로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태극 문양과 함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배포할 예정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