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교역조건이 23개월 연속 하락세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3.67(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4.5% 내렸다. 23개월 연속 하락세다. 연속 하락세는 2017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8개월 이후 가장 긴 교역조건 연속악화 기록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및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이다.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다.
소득교역조건지수(98.06)의 경우 순상품교역지수(-4.5%)가 떨어지면서 1년 전보다 3.5%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 지표다.
수출금액지수는 1년 전보다 6.9% 떨어졌다. 반도체 가격 하락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2차전지 소재, 난방용 천연가스 등 수입금액지수는 3% 올랐다. 교역조건이 더욱 나빠진 셈이다.
수출금액지수는 작년 10월(-6.6%)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다만 낙폭은 1월(-18.1%)보다 줄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36.2%), 1차 금속제품(-7.5%), 화학제품(-6.1%) 등 순으로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운송장비(36.1%), 전기장비(14.7%), 석탄·석유제품(12.0%) 등 수출금액지수는 올랐다.
수출물량지수(117.20)는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5개월 만에 반등이다. 운송장비(33.5%), 석탄·석유 제품(16.9%), 전기장비(15.3%)가 올랐지만, 컴퓨터·전자·광학기기(-18.3%)는 내렸다.
2월 수입금액지수(154.11)와 수입물량지수(125.89)는 전년동기대비 각 3.0%, 6.7% 올랐다. 두 지표는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기장비(17.4%), 광산품(16.7%), 화학제품(9.6%) 등의 수입금액이 늘며 수입금액지수가 올랐고, 광산품(17.5%), 전기장비(16.4%), 운송장비(13.7%) 등이 오르며 수입물량지수가 상승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조업일수 증가와 전기차 등 운송장비 수출 호조가 전체 수출물량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전기차·2차전지 제조를 위한 수입과 난방용 천연가스 수입 등이 늘면서 수입물량·금액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