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일부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정기적금에 판매가 성행인 가운데, 우대금리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즘 저축은행 우대금리를 충족하려면 단순히 계좌를 만들거나 마케팅 수신 동의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신용카드나 보험에 가입해 실적을 충족해야 하고, 여러 조건 중 하나만 미충족할 경우 1~2% 수준의 이자밖에 받지 못한다. 사전에 우대금리 달성 가능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최고금리가 연 5%를 넘는 저축은행 적금상품은 총 12개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정기적금의 평균금리는 3.45% 정도다. 현재 가장 높은 이자를 적용하는 상품은 무려 10%에 달하는 적금도 있었다. 이런 상품 대부분은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요구한다. 우대조건을 미충족하면 기본금리가 1~2%대에 그친다. 실제 저축은행별로 보면 웰컴저축은행의 ‘웰뱅워킹적금’으로 연 최고 10.00%의 금리를 제공한다. 10%의 이자를 적용받으려면 9%의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조건이 1년간 500만보 이상을 걸어야 한다. 500만보를 달성하려면 하루 평균 1만5000보를 한 달 내내 걸어야 한다. 소비자의 필요와 상관없이 보험 가입을 조건을 내건 저축은행도 있다. 한화저축은행의 ‘라이프플러스 정기적금’은 연 최고 6.30%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적금 가입일 이후 ‘캐롯손해보험’ 자동차보험을 가입기간 1년, 30만원 이상 보험금으로 신규 가입해 만기 시까지 보험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이밖에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우리E음플러스정기적금’은 연 최고 8.00%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우리카드를 신규발급 후 일정 기간과 금액 이상의 실적을 유지해야 3.00%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만 보고 오인해 우대 금리를 적용받지 못했다는 민원 역시 잇따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걷기, 친구 초대, 행운번호 당첨 등 우대 조건 달성 가능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우대 금리 조건이 등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분쟁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까지 현장점검에도 나설 방침이다. 우대금리는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책정을 하는 것이지만, 특히 기본금리가 낮은 상품 경우 소비자가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시 일반 예‧적금보다 손해가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의심사례가 있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상품 설계 구조, 우대금리 조건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 미끼성 광고나 소비자 민원 해결을 위한 사전안내 강화 등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특판 예·적금 상품을 가입할 때 상품설명서에 기재된 우대금리 지급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본인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숙고한 뒤 계약을 결정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달성 가능성을 사전에 가늠하기 어렵거나 최종 적용 금리가 불확실한 금융상품에 유의할 것을 조언했다. 당국 관계자는 “(현장 점검은) 오인할 수 있는 개연성을 줄일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금리 상품 가입 시, 설명서에 명시한 우대 금리 조건을 확인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지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