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과 관련해 "미국 눈치만 살필 때가 아니다"며 "미국 정부에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하고 공동 조사 요구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억지와 궤변으로 도청 의혹을 덮으려는 모습"이라며 "비굴한 저자세로는 주권도 국익도 지킬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미국 언론에서 '한국 대통령이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겠느냐"며 "최소한의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 눈치만 살필 때가 아니다"며 "주권 국가로 당당하게 진상 규명 요구하고 미국 정부에 공식 사과를 받아야 한다. 미국의 공동 조사 요구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위해서라도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재투표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서는 "농민의 생존권을 짓밟고 식량 주권을 위협하는 정부 여당의 무책임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농민 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대안을 마련해 쌀값을 정상화하고 식량 주권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전날 본회의에서는 출석 의원 290명 중 찬성 177표, 반대 112표, 무효 1표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최종 부결시켰다. 헌법상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률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본회의를 통과하는데 이에 못 미친 것이다. 국민의힘이 반대 당론을 정하면서 소속 의원 대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본회의 재투표가 부결됐을 때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수치며 환호했다"고 지적하며 "뭐가 우스운지 이해는 안되지만, 일본산 멍게는 사줘도 우리 농민들의 쌀은 못 사주겠다는 것이냐는 국민들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후속 입법을 통해 정상화할 것"이라며 "무책임한 행보로 용산 하수인의 끝판왕을 보여준 국민의힘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쌀값 폭락을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각계의 노력, 양보, 논의 과정과 민주적 절차를 완전한 수포로 만들었다"며 "농민의 절박한 생존권 앞에서 밥 한공기 더 먹기를 대안으로 내세우던 집권당, 개점 휴업 상태인 민생 119는 즉시 폐업 선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